특정학생 점수 몰아주고 장학금 횡령까지…경찰, 수사 착수

[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최근 충북 청주의 한 대학교에서 교수가 조교를 성희롱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이번에는 이 대학 다른 교수가 학생 장학금을 가로채고 ‘갑질’까지 했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 대학교는 대학 교수들의 적폐 청산과 쇄신을 위해 강도 높은 감사를 벌이고 있다.

16일 이 대학에 따르면 A교수는 새롭게 신설된 과에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6년 가까이 학과장으로 재직하면서 학생들에게 지급된 장학금 일부를 가로챈 정황을 파악했다.

학생들의 장학금과 관련해 A교수는 학과를 통해 학생들을 추천해 장학금을 받은 다음 조교계좌를 통해 돌려받아 사비로 사용했다. 장학금은 학과에 필요한 장비를 샀다고 거짓으로 학교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악기를 샀다고 문서를 학교에 제출했지만 해당 물품이 없었으며, 일이 불거지자 물품을 다시 채워 넣었다.

공연장과 장비 대여비를 가짜로 작성하고 학생들에게 거짓말을 강요한 것으로 학교 조사에서 나왔다.

학생들을 위한 장비대여는 없었지만 A교수는 허위로 장비 대여비를 작성,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장의 경우 한차례 공연을 진행했지만 수차례 공연을 했다고 허위 포스터를 만들어 학교에 제출하고 학생들에게는 공연장을 대여해 공연을 했다고 학교에 거짓말을 하라고 강요했다.

전공수업 시간 수업을 진행하지 않고 특정학생들을 학교 인근 술집으로 불러 술을 강요하고 술값은 학교교비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A교수는 특정학생에게는 좋은 학점을 주고 마음에 들지 않는 학생에게는 낮은 학점을 주고 학생들을 선동해 한 학생을 따돌리고 폭언을 하는 등 갑질을 하기도 했다.

지난해 과의 통폐합 문제를 두고 한 학생이 과에 잘못된 부분을 학교에 알리자 “그 학생으로 인해 과가 없어졌다”며 학생들을 선동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학생에게 “너희 부모가 하는 가게를 찾아가 엎어 버리겠다”, “타고 다니는 차에 돌을 던지겠다”는 등 학생을 협박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자신이 챙기는 강사들의 강의평가를 잘 받게 하려고 학생들을 컴퓨터실에 몰아넣고 강제로 점수를 등록하도록 강요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런 문제점이 지속되자 학생들은 학교에 수차례 민원을 넣었고 학교는 지난해 A교수를 상대로 감사를 진행했다.

감사 당시 A교수는 수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않고 특정학생에게 점수를 몰아주고, 교비 지원금도 임의로 사용해 학교로부터 경고 조치를 받았다.

대학 관계자는 “A교수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 학생이 경찰에 제보해 경찰이 수사를 착수한 상황이며 자체적으로 학교에서는 감사를 진행해 현재 마무리 과정”이라며 “대관료 문제, 장학금 문제 등에 대해 해당교수는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확인해본 결과 대부분 거짓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가 추가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엄정하게 조사를 진행하고 강력 조치를 취하겠다”며 “조만간 징계위원회에 A교수를 회부해 잘못된 부분 바로 잡겠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A교수에 대해 피해를 입은 학생들의 고발장을 접수, 수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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