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북유럽을 순방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국민을 위한 평화’를 주제로 연설했다. 오슬로 선언이라 불리는 이번 연설은 국민에게 한반도의 평화가 얼마니 중요한지를 천명했다고 할 수 있다. 취임 직후 가졌던 2017년 7월 ‘베를린 선언’은 한반도 평화체제 전환에 관한 총체적 비전을 제시한 것이었다면 오슬로 선언은 평화에 관한 문 대통령의 철학을 설명해주고 있다.

문 대통령은 평화는 힘이 아니라 오직 이해(理解)에 의해서만 성취된다는 대전제를 깔며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 소개하고 분단으로 겪는 구조적 폭력을 적극적인 평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문 대통령은 “평화가 내 삶을 나아지게 하는 좋은 것이라는 긍정적인 생각이 모일 때, 국민들 사이에 이념과 사상으로 나뉜 마음의 분단도 치유될 것”이라며 “비핵화와 평화체제라는 커다란 평화의 물줄기도 더욱 힘차게 흐를 것”이라고 했다.

이후 현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전 남북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월 말 방한하게 돼 있는데 가능하다면 그 이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김 위원장의 선택에 달렸다고 말했다.

지난 70년 동안 적대한 마음을 녹여내는 북미 대화, 그리고 그것을 핵심으로 하는 한반도 평화 여정은 지난한 것이라는 취지도 곁들였다. 북미 비핵화 협상의 교착 지속이 자칫 조급증과 비관론을 확산할 수 있는 정세임을 고려할 때 이는 유효한 메시지라고 평가한다.

오슬로 선언으로 경색된 남북미 관계를 개선하고 평화 분위기를 진전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접경지역 문제를 남북이 함께 풀어감으로써 국민의 삶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평화를 쌓아간다는 오슬로 선언에 북한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호응하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되었다.

하노이 북미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 평화를 위한 걸음은 멈춰져 있다. 이번 문 대통령의 오슬로 선언은 한반도의 평화가 단순히 강대국의 논리나 정치적인 주장이 아닌, 실제 한반도 국민 개개인의 평화에 얼마나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남북미 삼국이 깨닫는 계기가 돼야 한다. 국민을 위한 평화의 구체적인 성과를 통해 희망이 쌓이고 이를 바탕으로 남북미 정부의 결단이 이뤄져 한반도평화를 향한 획기적인 진전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정부 역시 접경지역 문제 해결에 관한 북한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한반도 평화 진전을 위한 남북미의 결단을 이끌어내기 위해 모든 외교역량을 동원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이 다시 만나는 것은 김 위원장의 선택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남북미간에 공식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동안에도 정상 간에는 친서 등 여러 경로로 소통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미의 관계가 결코 절망적이지 않음을 의미한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대화 의지가 있다면 그것이 실제로 실현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오슬로 선언을 계기로 남북미간에 교착됐던 대화가 재계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김 위원장의 빠른 답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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