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영 대전대 청주한방병원 침구재활3 교수]“갑자기 눈이 잘 감기지 않고 말이 새요.” 안면이 움직이지 않으면 많은 환자분들이 뇌졸중인가 하고 깜짝 놀라는 경우가 많다. 신체 다른 증상은 없이 안면에만 국한하여 찾아오는 안면마비는 대부분 특발성 안면신경마비인 ‘벨마비’로서, 한의학 용어로는 ‘구안와사’라고 한다.

안면마비가 생기기 전 2~5일 전부터 귀 뒤쪽이나 후두부, 경항부 쪽으로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고, 편두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한 쪽 눈이 감기지 않거나, 혹은 눈이 떠지지 않고, 입이 돌아가거나 표정이 지어지지 않는 것이 안면마비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피부나 혀의 감각이 둔하거나 맛이 잘 느껴지지 않고, 청각이 과민해지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것은 안면신경의 마비로 나타나는 증상들이며, 특발성 안면신경마비인 ‘벨마비’가 가장 흔하다. 대상포진에 의해 발생하는 ‘람세이 헌트’ 증후군도 종종 관찰되는데 극렬한 통증과 수포가 동반되기도 한다. 특발성 안면신경마비의 발생 원인은 아직까지 확실히 밝혀져 있지 않으나 바이러스 감염, 허혈성 혈관질환, 다발성 신경염 등에 기인한다고 생각되고 있다. 그러나 눈썹을 들어 올리거나 이마주름을 잡거나 눈을 감고 뜨는 데는 이상이 없고, 볼과 입술 주위에만 마비가 나타난다면 뇌졸중과 같은 중추신경계 장애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일반적으로 뇌 전산화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영상(MRI)을 시행할 필요는 없지만, 안면신경마비 증상과 병력, 과거력에 따라 정밀한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벨마비인 경우에는 약 60~70%가 3개월 정도 지나면서 회복이 된다. 그러나 회복이 되다가 멈추거나,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후유증이 남는 경우도 있다. 람세이 헌트 증후군은 대상포진 바이러스가 원인이 되는데, 일반적으로 벨마비보다 예후가 좋지 않다.

안면신경마비가 발생한 경우에는 초기 치료가 특히 중요한데, 침치료, 약침치료와 부항치료로 염증을 가라앉히고 기혈이 정체된 곳의 순환을 도와주어야 한다. 초기에는 이기, 거풍하는 한약재로 구성된 이기견정산, 회복기에는 보기보혈해주는 한약치료를 병용하는 것이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긴장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기혈순환을 도와주는 훈증요법도 필요하며 회복이 더딜 때는 매선치료를 병용해 근력을 보강해줄 수 있다.

생활요법으로는 안면부 마사지와 안면근을 이용한 표정 짓기 운동을 시행하고, 찬 바람을 쐬지 않고 과로나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눈이 잘 감기지 않기 때문에 안대를 착용해 결막염을 예방하고,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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