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규 청주시 차량등록사업소 주무관]

[충청매일] 공무원 임용 2년 차였던 어느 날 팀장님께서 계획서 초안을 넘겨주시며 매우 중요한 사안이니 잘 검토·보완해 작성하라고 하셨다. 그동안 민원 부서에만 있었기 때문에 계획서를 스스로 작성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계획서를 꾸미며 기획하는 일은, 비록 예술가의 작품으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오랜 시간 고민해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과정 같았다. 또한 팀장, 소장, 국장님들에게 결재를 받는 것은 새로운 경험이어서 뿌듯함이 함께 했다.

필자가 하는 일이 조금이나마 시민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즐거웠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공무원이 돼 만든 잊을 수 없는 첫 계획서가 됐다. 나의 첫 작품을 소개한다.

현행 우리나라 자동차 번호판은 차량 증가로 신규 발급이 가능한 번호가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으며, 정부는 차량 말소 등으로 회수된 번호를 내주고 있다. 하지만 이마저도 포화상태가 돼 오는 9월부터 신규 자동차 번호 체계가 도입된다.

신규 자동차 번호 체계에서 새 번호판은 앞에 숫자 한자리를 추가해 ‘3자리 숫자+한글+4자리 숫자' 형태가 된다.

기존 흰색 번호판에 앞 숫자만 추가된 현행 페인트식 번호판과 앞 숫자가 추가되고 국가상징 및 축약 부호, 위·변조 방지 홀로그램 등이 추가된 재귀반사식 필름 번호판의 총 두 가지 방식으로 시행된다. 이를 통해 2억 개 이상의 번호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오는 9월부터 기존의 번호판과 새롭게 도입되는 신규 번호판이 혼합돼 사용된다.

이와 같은 체계 개편은 번호판 개수를 많이 확보할 수 있지만, 기존 차량번호인식 시스템을 운영하는 곳에서는 업데이트를 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차량번호인식 시스템이 업데이트가 조기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규 자동차 번호판 등록 차량이 아파트 주차장을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생기는 등 여러 가지 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필자는 차량번호 인식 시스템을 사용하는 방범 카메라, 주차단속카메라, 공영·민영 주차장, 아파트 출입시스템, 공공청사, 쇼핑몰, 학교, 공항 등에 차량번호인식 시스템이 조기 업데이트가 될 수 있도록 계획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관계된 관공서와 유관 기관에 협조 공문을 보내고, SNS를 통해 알리고, 주 간선도로 및 주요 교차로에는 현수막을 게시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홍보를 하고 있다.

특히 민간분야에서 폭 넓게 운영되고 있는 차량번호인식 시스템은 이 새로운 번호판을 인식할 수 있도록 업데이트가 필요함에 따라 대형건물, 공동주택, 기업 등 안내 홍보물을 발송하는 등 보다 적극적인 홍보와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오는 9월 자동차 번호 체계 개편 및 신규 등록 번호판 도입으로 인해 혼란을 겪는 시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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