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윤 교수의 창]아름다운 작은 이야기
[박홍윤 교수의 창]아름다운 작은 이야기
  • 충청매일
  • 승인 2019.06.03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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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충청매일] 최근 유튜브에서 본 이야기이다. 어느 날 점심시간으로 붐비는 미국 사우스캐롤리나 주의 한 식당에 볼품없고 냄새가 나는 노숙자가 들어와서 종업원에게 너무 배가 고파서 그러니 남은 음식이라도 달라고 구걸을 하였습니다. 종업원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행색으로 보아 도와주고 싶어도 한번 도와주면 소문이 나서 주변의 모든 노숙자가 몰려들 것이고, 그러면 영업을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는 사이 홀에 있던 손님들은 불쾌하다면서 빨리 걸인을 내보낼 것을 요구하였지만, 노숙자는 꿈쩍도 하지 않고 음식을 요구하였습니다. 이에 한 손님이 경찰에 신고하였고, 급기야 경찰이 도착하였습니다.

신고를 받고 식당에 도착한 멀린스란 경찰관은 종업원과 손님들의 이야기를 차분하게 다 들었습니다. 식당의 손님들은 무전취식하는 노숙자를 경찰관이 쇠고랑을 채워서 식당 밖으로 데리고 갈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멀린스는 노숙자에게 무엇이 먹고 싶은지를 물어본 뒤에 음식을 주문하고 지갑을 열어서 음식값을 지분하고 노숙자에게 음식을 주고 노숙자를 조용히 데리고 나갔습니다. 그렇게 한낮 식당의 소란은 마무리 됐습니다.

멀린스란 한 경찰의 작은 행동으로 노숙자는 수모를 당하지 않고 배고픔을 해결하였고, 종업원은 잠시의 갈등에서 벗어났으며, 홀 안에 있던 손님들은 깨달음과 함께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을 것이다. 우리는 작은 이야기 하나가 세상을 따뜻하게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인도 올드델리에 있는 유명한 사원인 자미 마스지드 사원 앞에 있는 재래시장인 찬드니 촉에 가면 전통 빵을 파는 가게들이 많이 있다. 그 앞에는 한두 명 많게는 20여 명의 걸인이 앉아있다. 가게주인은 하루에 두세 번 이들에게 빵과 먹을거리를 준다. 가게에 손님이 들락거리는 것에 방해되어도 주인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가진 자가 베풀어야 하는 진정한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최근에 서귀포중학교에 전교생 600여명이 먹을 수 있는 피자 125판이 배달되었다고 한다. 그 사연인즉 4개월 전에 그 학교 학생이 길에 떨어진 지갑을 직접 찾아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피자를 배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배달된 피자 가격은 잃어버린 돈의 몇십배가 되는 금액이다.

사치한 자는 부유해도 만족을 모르고 검소한 자는 가난해도 여유가 있다고 한다. 경찰관 멀린스는 부유한 사람은 아니지만, 여유가 있는 사람이다. 삶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법을 앞세우지 않는다. 영업에 방해된다고 자기 가게 앞에서 구걸하는 사람을 내치지 않는 삶은 여유는 아름답다. 피자 125판으로 학생들을 즐겁게 하고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방송이나 인터넷에 온통 자기 것을 더 키우고, 자기 욕망을 채우기 위한 사기, 성폭행, 막말, 갈등으로 채워지고 있지만, 아름다운 작은 이야기를 들으면 세상은 그래도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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