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아 청주시 흥덕구 건설과 관리팀장]공무원 임용 후 24년 만에 처음 들어보는 ‘팀장님’이라는 호칭이 너무나 낯설고 어색해 듣고도 나를 부르는 건가 싶어 대답을 못한 적도 있고 우물쭈물 “저요?” 되묻기도 했다. 이젠 어느 정도 익숙해지긴 했지만 아직도 한참 후배 직원들이 “팀장님~, 팀장님~” 불러주면 조금은 어깨가 으쓱해지며 한편으로는 내가 이런 대접을 받아도 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처음 팀장 보직을 받고 근무한 동 주민센터에서 각종 회의에 참석하면 ‘김경아 팀장’이라고 소개를 받는데 왜 그리 어색한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인사하곤 했다. 나의 어색함을 눈치채시곤 통장님들이 자연스럽게 다가와 “김경아 팀장님~”하시면서 자녀는 몇인지, 얼마나 컸는지, 직장생활은 얼마나 했는지 등을 물어봐 주셨는데 같은 여자로서 팀장 위치를 인정해 주시는 것 같아 감사함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다.

팀장이라는 호칭에 인정을 받는 만큼 그에 상응하는 어려움이 따른다는 걸 처음에는 잘 알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팀장의 역할이 얼마만큼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직원일 경우에는 내가 맡은 업무처리만 잘하면 되는 내 업무 위주였지만 막상 팀장이 되고 보니 팀원의 업무뿐만 아니라 팀원 개개인의 성향, 다른 팀과의 조화 등 많은 부분에 신경 써야 하는 걸 알았다.

팀원의 업무를 대략적으로는 알지만, 속속들이 다 알 수가 없는데도 팀에서 일어나는 업무에 있어서 팀장이라는 이름하에 최종 책임을 져야 할 부분이 많다. 팀내 어떤 문제나 민원이 발생했을 때 바로 들리는 첫마디가 “그 팀 팀장이 누구지?”이다. 

그만큼 조직 내에서 팀장의 역할은 다양하다. 팀 내 업무가 성공하면 직원이 잘한 것이고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왜 미처 챙기지 못했을까 자책도 하면서 그건 다 나의 무능함 같아 책임감이 더 커지기도 한다. 

팀장이든 팀원이든 일을 잘하든 못하든 시간은 지나고 조직은 굴러간다. 중요한 건 조직이 얼마나 살아 움직이는가 하는 것이다. 작게는 팀장과 팀원이 서로 잘 맞물려야 한다. 팀원들의 부족함을 내가 채워주고 팀원들의 성장을 보면서 나의 책임감을 다시 충전하곤 한다.

팀장의 자리는 본인 스스로 만들어가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한없이 외로울 수도, 한편으로 더없이 행복할 수 있는 오묘한 자리인 듯싶다. 조직을 위해서 열정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며, 조금만 배려하면 어디서든 누구한테든 ‘팀장님, 팀장님’하고 부름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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