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역사바로세우기 시민모임 기자회견 열어 촉구
市 “왕벚나무 원산지는 제주…시민공원으로 조성”

 충주역사바로세우기 시민모임 관계자들이 20일 사직산에 식재된 벚나무 제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충청매일 박연수 기자] 충주역사바로세우기 시민모임이 20일 지난해 충주시가 식목행사로 사직산(충주시 문화동 소재)에 식재한 벚나무 제거를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모임은 이날 충주시청 4층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충주시는 지난해 3월 사직산에 자생하는 나무를 모두 베어내고 일본의 상징인 벚꽃동산을 조성했다”면서 “이는 일제강점기 사직산의 아픈 역사, 식민지배하 시민들의 고통과 눈물을 망각하고 왜곡한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직산은 조선시대 토지의 신과 곡식의 신에게 국태민안과 풍년을 빌며 제사를 지내던 곳이었으나, 1912년 일제가 사직단을 허물고 그곳에 신사를 건립했다”며 “일제는 이곳에서 내선일체와 황국식민화를 위해 신사참배를 강요하는 등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시는 이러한 사직산의 아픈 역사를 시민들에게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어야 하는 데 그런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다”며 “시민들이 왕벚나무를 가장선호 한다고 하는 조사에 대한 자료를 제시해 줄 것”을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사직산에 일본을 상징하는 벚나무를 심어놓고 일제강점기의 아픈 역사의 치유, 휴식, 휴양을 떠벌리는 것은 일제의 전범기인 욱일승천기를 걸어놓고 인권, 민주, 평화, 정의를 말하는 것과 다름없는 어처구니없고 황당한 궤변”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시 관계공무원은 선열과 일제치하에 고통 받고 희생된 선조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하고 사직산에 식재된 벚나무를 제거하거나 다른 곳으로 옮겨 심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면서 “우리 시민 모임은 시가 사직산에서 벚나무를 제거 할 때 까지 지속적인 제거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직산에 식재돼 있던 나무들의 나뭇잎이 인근 지역주민들의 배수관을 막아 역류하는 등 주민피해 민원과 그동안 상수원 배수지 관리를 위해 통제된 구역으로 시민 불편장소에서 열린 휴식 공간 조성을 위해 나무를 제거하고 벚꽃동산을 조성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직산에 식재된 왕벚나무는 원산지가 제주도로, 왕벚나무를 제거하기 보다는 일제에 의해 훼손된 아픔의 역사가 서린 사직단인 만큼, 치유를 넘어 시민들의 이용이 편리한 새로운 시민 휴식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시민들과 함께 숲속공원으로 조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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