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윤 교수의 창]워라밸
[박홍윤 교수의 창]워라밸
  • 충청매일
  • 승인 2019.05.20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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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충청매일]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and Life Balance)’를 줄인 신조어이다. 지난해 주당 법정 근로시간이 최대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어들면서 관심을 가지는 현상이 되고 있다.

최근 취업포털 잡코리아의 조사에 의하면 20~40대 퇴사자 1천170명을 대상으로 퇴사 이유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 중 가장 많은 23.2%가 ‘잦은 야근 및 일과 생활의 분리가 불가능해서’라고 응답하고 있다고 한다.

이처럼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는 워라밸은 직장 선택과 퇴사의 중요한 이유가 되는 가치가 되고 있다.

우리의 생활에서 일과 삶의 불균형을 가져오는 요인을 보면 남녀의 역할 정체성에 의한 여성의 과도한 가사노동과 남성의 가장으로서 경제적 책임에 대한 의무가 일과 삶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한다. 다음으로 직장 생활에서 유연성 부족, 과도한 업무량에 의한 야근 등의 직장생활에 의한 요인, 그리고 자영업과 같은 가족 관계의 특성도 일과 삶의 불균형을 가져오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금 논의가 되고 있는 주 52시간과 연계된 워라밸에는 몇 가지 가정이 존재한다. 먼저 일과 삶으로 구분하여 일을 담당하는 직장은 삶의 수단으로 본다는 것이다.

즉 직장을 다니는 것은 돈을 벌어서 자기가 좋아하는 캠핑이나 운동하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워라밸의 가장 큰 요인은 장시간의 근로라는 시간에 원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가정은 종종 비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인간 동기이론에 의하면 돈에 의하여 동기부여가 되는 경제적 인간형보다 일 자체에서 동기부여가 되는 자기실현적 인간형을 관리이론은 추구한다.

동기부여이론에서 인간의 만족도는 전자보다 후자가 더 높고, 조직의 경우 생산성도 높아지는 것으로 이해한다. 그리고 자기실현적 인간형의 관리기법에서는 일과 삶의 구분보다는 일과 삶을 연계하는 것을 강조한다. 지금 정부의 획일화된 주 52시간 근로는 일과 삶을 연계하는 것이 아닌 분리하는 정책으로 보인다.

워라밸은 인간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워라밸 논의에서는 삶의 만족도가 조직이 아닌 개인 생활로 결정되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현대사회는 조직 사회이고 현대인은 조직인이다. 조직인으로 만족도가 높지 않으면 워라밸이 추구하는 삶의 만족도가 높아질 수 없다.

저녁이 있는 삶을 추구하기 위해 근로시간을 줄이는 것은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이다. 그러나 워라밸이 바람직한 사회현상이 되어 우리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일과 삶을 구분하기보다는 통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조직과 개인의 분리를 전제로 하는 워라밸을 사회가 외치게 되면 개인의 만족도와 조직의 생산성 그리고 국가 경쟁력은 높아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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