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일손돕기·학운위 간담회 등 충북 일정 소화
민노총 기습시위…민주·정의당 “대권 놀음” 폄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한 커피숍에서 열린 청주시 학교운영위원협의회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왼쪽) 이날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노조원들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간담회장으로 입장하자 “황교안은 물러가라”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진영기자

 

[충청매일 장병갑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14일 충북 지역에서 ‘민생투쟁 대장정’ 8일 차 일정을 이어갔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충북 제천에 있는 한 농가를 찾아 고추밭 지주대 세우는 작업을 도운 뒤 주민들과 현장 간담회를 가졌다.

밀짚모자에 고무장화 차림으로 나선 황 대표는 농민이 1m 길이의 지주대를 잡아주면 고추대망치로 연신 망치질하며 일정한 간격으로 지주대를 밭에 심었다.

이후 당원들과 오찬을 한 뒤 오후 청주 한 커피숍에서 청주시 학교운영위원협의회 소속 학부모들을 만나 자녀교육 고충 등을 청취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13일 충주 어린이 보호시설인 진여원을 방문, 이날 동량면 마을회관에서 하룻밤을 머물렀다.

황 대표의 청주 방문에 맞춰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와 민중당 충북도당 관계자들이 한국당 해체 등을 촉구하며 기습 시위를 벌였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2시20분부터 청주 상당구의 한 커피숍에서 청주시학교운영위원협의회 위원들과 간담회가 예정돼 있었다.

민노총 충북본부와 민중당 충북도당 관계자 30여명은 황 대표가 도착하기 30분 전부터 커피숍 앞에 모여 황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자리를 떠날 것을 요구하는 한국당 충북도당 일부 당원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들은 커피숍 앞 도로에 누워 ‘적폐를 청산하라’, ‘황교안은 물러가라’, ‘5·18 망언 한국당 해체하라’ 등을 외쳤다.

한국당은 시위가 거세지자 간담회 장소를 충북도당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고려했지만 예정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만일의 불상사를 대비해 경찰의 도움을 받아 황 대표를 간담회 장소로 안내하기로 했다. 이후 황 대표가 현장에 나타나자 민노총 충북본부 관계자들의 목소리는 커졌다.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고 황 대표는 간담회 장소에 도착했다.

황 대표는 “교육은 백년대계라 하는데 실제로는 정권 바뀔 때마다 교육정책이 바뀌었다”며 “이 정권은 교육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대한민국이 지켜온 가치관과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 학습을 공부가 아니라 노동으로 보고 규제하려고 한다. 경쟁보다 평등을 강조하고, 인재 육성도 뒤로 밀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영재 청주시 학교운영위원협의회 회장은 “급격하게 다문화 이주민이 늘어나면서 언어문제로 갈등이 증폭돼 폭력과 집단 따돌림 등으로 다문화 아동 인권 유린 등의 피해가 급격히 많아지고 있다”며 “초중고 교과 과정에 다문화 이해·인식전환 교육을 의무적으로 포함시키고 다문화 대안학교를 양성화 시켜 제도권 안에 들여야 한다”고 건의했다.

황 대표는 50여분간의 간담회가 끝난 뒤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간담회 장소를 빠져 나갔다.

민노총 충북본부 관계자 등은 간담회가 열리는 동안 커피숍 앞에서 계속 시위를 벌였고 황 대표가 자리를 떠난 뒤 자진 해산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충북도당은 이날 “지금은 고추밭 지주대나 세우고 있을 때가 아니다”며 황 대표를 비난했다.

민주당은 “황 대표가 어린이 보호시설을 위문하고 영농기 농촌을 방문한 것은 칭찬받아 마땅하다”며 “그러나 제1 야당 대표가 산적한 민생 법안과 민생 추경을 내팽개친 채 고추밭에서 지주대를 세울 때는 아니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의당도 “민생은 외면한 채 국회를 마비시키는 황 대표의 행태를 보면 아연실색할 따름”이라며 “국회를 공전시키고 민생현안을 보이콧하고 있는 황 대표와 한국당은 대권 놀음을 멈추고 국회 정상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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