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즉시 충북교육청에 보고 안해
담당교사·상급자 대응태도도 논란

[충청매일 심영문 기자] 속보=충북 진천의 자립형 공립고인 서전고등학교에서 답안지를 분실하는 사건이 발생해 3학년 절반인 81명이 재시험을 치르게 된 것과 관련, 이 학교가 이번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밝혀져 또 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13일자 3면>

또 이번 사건의 한 가운데 서 있는 담당 교사의 나몰라라 하는 안일한 대처와 이를 통솔해야 할 상급자들의 대응 태도가 도마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서전고등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7일 치러진 중간고사 3학년 수학과목 답안지 중 한 학생의 OMR 답안지가 분실돼 13일 7교시, 81명이 재시험을 치렀다.

이 학교에서 답안지 분실을 인지한 것은 한 학생이 지난 10일 자신의 답안지에 학번을 기재하지 않고 답안지를 제출한 것 같다며 확인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이 학생의 답안지가 분실된 사실을 인지했다. 그러나 학교는 황당하게도 이 같은 분실사건이 발생했는데도 인지 즉시 충북도교육청에 보고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은 쉬쉬한 채 학교장과 선생님들로만 구성된 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재시험을 치르는 결정만 했다.

한 교육 관계자는 “오랫동안 교직 생활을 하고 있지만, 학생이 제출한 답안지를 분실해 재시험을 치르게 됐다는 얘기는 경험하지 못한 대형사건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같은 사건을 인지 즉시 상급기관인 도교육청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은 같은 교육종사자로서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또 이 같은 상황 속에 사건의 중심에 서 있는 A교사와 학교 내 상급자들에 대한 대처가 또 다른 비난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답안지 분실 사건을 대하는 학교와 담당 교사들의 입장은 취재가 시작된 지난 10일에도 평온한 분위기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답안지 분실 사건의 한 가운데 서 있는 당일 시험 감독으로 학생들의 답안지를 수거한 A교사는 답안지 분실이 밝혀진 지난 9일, 교감과 함께 충북도교육청에서 실시하는 교육을 받기 위해 출장 중인 가운데 이같은 사실을 연락받고도 출장이 끝나는 지난 10일 남의 일인 양 학교로 복귀하지 않았다는 것.

이번 사건에 대한 A교사의 이해할 수 없는 대응은 다음 날인 지난 11일에도 이어져 학부모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 재시험 실시에 따른 대책 마련을 위해 학교장을 비롯해 애매한 관련 교사들이 출근한 반면 사건의 관련자인 A교사는 출근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A교사의 대응 태도를 제대로 통솔하지 못한 학교 내 상급자들의 태도 또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학교 관계자는 “A교사가 교육이 끝난 지난 10일 오후와 11일 학교에 오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많이 힘들어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교사에게 귀책 사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 일은 도교육청에 보고해야 하는 사항이 아닌 것으로 알고 있어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답안지 분실로 인한 재시험은 사안이 중대하다. 학교에 정식보고를 지시했고 학교를 방문해 정식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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