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3년차를 맞았다. 여러 현안들이 산적해 있지만 국회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국정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추경과 민생현안 등 국회에서 입법으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쌓여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여야 5당의 여야정국정상설협의체가 멈춰버렸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야당에 제안한 대통령·여야대표회담과 여야정국정상설협의체는 여야 5당이 모두 참여하는 형태로 열려야 현안이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대표회동은 문 대통령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단독 회담으로, 여야정협의체는 정의당과 민주평화당을 제외한 3당 체제로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수 정당도 엄연히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일원인 만큼 한국당의 요구는 반대를 위한 반대로 볼 수밖에 없다.

여야정국정상설협의체는 국정 현안들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어렵게 합의를 도출한바 있지만 그것을 잘 살려 유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당은 청와대가 제안한 5당 대표 회동도 거부하고 있어 미국이 인정한 인도적 대북식량지원 문제를 비롯한 국정 전반에 브레이크가 걸려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경우 국정운영에 심각한 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 특히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인도적 대북 식량지원이 국회와 논의돼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한국당의 일대일 영수 회담과 3당 원내대표 회동 주장을 고집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다. 단지 색깔론을 앞세워 국민의 정서를 양분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남북이 함께 이뤄야할 평화는 인류 보편의 이상이며, 민족의 염원이자, 국민의 희망이다. 남북평화를 실현하는데 정치권의 분열은 가당치 않다. 평화가 정착되고 한반도 신경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되는 번영의 한반도를 만들어 가는데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동참해야 한다.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막말, 국정상설협의체 거부 등으로 국민의 정서를 자극하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정치를 중단해야 한다. 막말로 국민 혐오를 부추기며 국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

국회가 일하지 않는다면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 몫이 된다. 험한 말의 경쟁이 아니라 좋은 정치로 경쟁하고, 정책으로 평가받는 품격 있는 정치가 이뤄지길 바란다. 세계는 급속도로 변하고 있지만 국내 정치권만 과거에 머물러 있다. 안타까운 노릇이다. 분단 상황을 정치에 이용하는 낡은 이념의 잣대를 버려야 한다.

문 대통령이 집권 3년차를 맞아 공직 사회에 “정부 출범 당시의 초심과 열정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이는 정부는 물론 모든 공직사회에 해당되는 말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정부가 출범해 5년간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공직사회를 비롯해 여야가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정치가 변해야 한다. 여야가 바뀔 때마다 국회가 상대 당 발목잡기에만 연연한다면 결코 정치가 앞으로 진전될 수 없다. 누가 야당이 되든 국정운영에 협력할 것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반대할 경우 그것이 국민의 편에서 진행돼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방향과 다르게 정치싸움에 국정운영을 이용한다면 결국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 앞으로 문 정부 3년간은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어느 때보다 국회의 변화와 협력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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