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충청매일] 우리는 매일 아침 일어나면 태양이 동쪽에서 뜨는 것을 본다. 그래서 태양은 아침마다 동쪽에서 뜬다고 한다. 그것은 종종 변하지 않는 진리처럼 믿기도 한다. 그러나 같은 지구인 북극점에서는 우리가 매일 보는 일출과 일몰을 일 년에 한 번씩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와 같이 태양이 아침마다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지 않는다. 이러한 현상에도 불구하고 태양이 매일 아침마다 동쪽에서 뜨지 않는다고 하면 믿지를 않고 그것을 주장하는 사람을 인정하지 않는다.

이처럼 우리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행동이 절대적이지 않기 때문에 칼 포퍼는 지식의 창출과 행동에 있어서 반증 가능성과 비판 가능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러한 철학적 논쟁이 사회공학이 되는 사회를 열린사회라 한다.

열린사회는 인간의 판단이나 과학적 이론은 완벽하지 않고 오류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반증과 비판을 통하여 보다 나은 것을 찾는 사회이다. 반증과 비판만 하고 자기의 주장만 하는 것은 열린사회가 아니다.

열린사회는 적대적인 자기 관계관이 아닌 개방적이고 타인을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이다. 반면에 특정사고를 이데올로기화하여 국가를 운영하고 그 원리대로 국민에게 강요하는 사회를 닫힌사회라 한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는 자신들의 주장과 행동이 잘못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고 다른 사람과 집단의 비판과 주장을 잘못된 것이라고 하여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나라의 중심으로 부각된 광화문은 매 주말이면 열린사회의 비판의 목소리가 아닌 서로를 적대시하는 소리가 많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우리사회에 커져가고 있는 정파, 세대, 성별, 이념 간 갈등의 소리가 확대되는 현상을 보고 초갈등 사회에 진입하였다고 한다. 다양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사회적 갈등 지수는 OECD 평균보다 높고 우리사회 발전에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하고 있다.

허버트 스펜서는 갈등을 사회발전의 동인으로 이야기하나 지금 우리사회에서 보여주고 있는 초갈등 현상은 갈등이 사회발전에 역기능을 하고 있다. 우리사회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갈등은 진보와 보수의 갈등이다.

진보와 보수의 갈등은 지역갈등과 세대갈등과 연계되고, 정치 갈등이 확대재생산하고 있다. 남북문제, 세월호, 노동, 경제, 국제문제 등 중요한 사회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정치권이나 언론은 문제를 이데올로기와 연계하여 좌파 빨갱이, 친일 등으로 갈등을 부추긴다. 

사회 집단에 있어서 사상, 행동, 생활 방법을 근본적으로 제약하고 있는 관념이나 신조의 체계인 이데올로기가 지배하는 사회는 열린사회가 아니다. 그것은 열린사회의 적이다.

민주사회는 “태양은 매일 아침 동쪽에서 뜬다.”는 것을 비판할 수 있지만 그 비판이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 아닌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 되는 사회이다. 이러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우리의 생각과 인식이 잘못된 것일 수 있다는 겸손한 사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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