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지나 학생 확인 요청 과정서 발견…안일한 시험관리 비난
오늘 81명 수학과목 재시험…고3 학생들 부담감·불이익 우려

[충청매일 심영문 기자] 충북 진천의 한 자립형 공립고에서 답안지를 분실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해 한 학년의 절반인 81명이 재시험을 치르게 돼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재시험을 치르게 될 이들 학생들이 대학 입시를 앞둔 3학년 학생들이어서 재시험에 따른 부담과 불이익으로 인해 학생과 학부모들의 항의와 비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진천 서전고등학교와 학부모들에 따르면 지난 7일 치러진 중간고사 3학년 수학과목 답안지 중 한 학생의 OMR 답안지가 분실됐다.

이 같은 사실은 황당하게도 한 학생이 지난 10일 자신의 답안지에 학번을 기재하지 않고 답안지를 제출한 것 같다며 확인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이 학생의 답안지가 분실된 사실을 인지했다.

학생이 제출한 주관식과 객관식 답안지 2매 중 주관식 6문제에 대한 답안지는 확인이 된 반면 객관식 14문제에 대한 OMR 답안지가 분실된 것이다.

어처구니없게도 시험이 끝나고 3일이나 지나 해당 학생의 확인 요청이 있고서야 분실 사실을 알았다는 것.

이는 당시 시험을 감독하고 주관한 A교사가 시험이 종료된 후 답안지를 걷고 시험에 참여한 학생 수와 답안지 숫자가 일치하는지 확인조차 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또 이 A 교사로부터 수거한 답안지를 인계받은 담당과목 교사 또한 정확한 확인 없이 인계를 받고 확인서에 정상 인계받은 것으로 처리했다는 것에서 책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학교의 시험관리시스템에 대한 문제와 해당교사들의 안일한 시험관리가 여실히 드러난 것이다. 이에 해당 교사들과 이 학교의 관리라인에 많은 책임과 비난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결국 서전고는 지난 10일 교장과 부장 선생님 등 17명으로 구성된 학교 성적관리위원회를 열어 3학년 문과학생 81명의 수학과목에 대한 시험을 13일 7교시에 새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재시험에 따른 학생들의 엄청난 부담과 지난 7일 자 시험을 잘 본 학생이 재시험에서 성적이 하락하거나 반대로 시험을 잘 보지 못한 학생의 시험 점수가 높아질 수도 있는 변수로 인한 불이익 때문이다.

여기에 대학입시를 앞둔 3학년 학생과 학부모들 이어서 학교에 대한 비난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선생님이 답안지를 분실해 재시험을 보게 돼 친구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심적 부담스러움에 힘들어 한다고 말해 듣는 순간 두 귀를 의심했다”며 “재시험을 치러야 하는 아이들에 대한 부담과 불이익에 대해 학교에서 어떻게 책임질지 성의 있는 답변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대학 입시를 앞둔 고3 부모로서 너무 황당했다. 선생님과 학교시험관리 시스템에 총체적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에 따른 도 교육청의 철저한 조사와 책임소재가 명확히 가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서전고 관계자는 “학교 성적관리위원회 회의 결과 재시험을 치르는 것으로 결정이 났다. 재시험으로 인한 아이들의 큰 부담감을 공감한다. 담당 교사가 정확히 확인해야 했는데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확한 조사를 통해 책임을 묻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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