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락의 땅’라사 한족이 더 많아
‘극락의 땅’라사 한족이 더 많아
  • 충청매일
  • 승인 2005.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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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기 교수의 티베트 기행 ⑦
   
 
  ▲ 고원길 설봉앞 초원의 양떼. 특별한 재주가 없는 덕으로 묶이지 않고 갇히지 않아 자유스럽게 노니는 것 같다.  
 

한족기사 고군이 피로를 참고 쉽게 동의해 준 덕분에 밤길 7시간을 달려 자정쯤에 라사에 도착한다.

318호 국도를 따라 성도를 출발한지 실로 7일만에 도착한 것이다.  일행은 파김치가 돼 성천호텔에 짐을 풀고 그냥 쓰러져 라사에서의 첫날밤을 그렇게 보낸다.

몽골어인 투베트서 유래한 것으로 ‘눈위의 땅’이란 뜻의 티베트은 중국행정구역상 명칭은 서장자치구로 불리며, 우리나라 면적의 12배나 되는 광대한 고원으로 종교는 불교, 언어는 티베트어를 사용한다. 평균 해발고도는 3천962m로 인간생존을 위한 환경은 아주 열악한 편이다. 가장 높은 산은 잘 알려진 대로 8천848.13m의 초모랑마(에베레스트)다.

행정상 6지구 2시 76현으로 돼있는 티베트의 인구는 티베트족이 600만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한족을 이 지역으로 이주케해 현재 700만 이상의 한족이 티베트내에 정착하고 있다.
따라서 티베트내에서조차 소수민족으로 밀리고 있는 형국의 티베트족은 여러 유목민들의 집합이지만 모두 몽골계통의 인종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정치·종교적 지도자는 1959년 인도의 ‘다람살라’ 지방에 망명정부를 수립해 이끌고 있는 14대 달라이 라마다.

이렇듯 아직도 중국 정부는 달라이 라마의 언행 등 티베트에 대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어 그곳을 여행하는 자체가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 당국이 개방한 지역만 갈 수 있고 개방한 곳도 상황에 따라 통제되기도 하며(실제 서부 티베트의 성지 카일라스 산엘 가려다 중간에서 쫓기다시피 빠져나왔다는 한국인 여행객을 네팔 국경에서 만날 수 있었다)곳에 따라서는 특별히 허가서를 받아야 한다든지(필자 일행도 티베트 입경 허가서 말고도 에베레스트 B.C까지 가는데 별도 허가서를 받아 다녀올 수 있었다)하는 까다로움이 가뜩이나 호흡곤란 등 지리적 어려움과 겹쳐 고통의 여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달나라의 우주인들이 티베트를 달나라와 가장 비슷한 곳이라고 경탄했다는 이 땅을 여행하는 것은 큰 행운이 될 것이라는 믿음으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고 있는 것이다.

8월4일 아침이 밝았다. 10여 시간 비포장길에 시달린데다 밤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피로가 침체에 고이는 것 같다.

커텐을 들치고 호텔 창 밖으로 처음 보는 라사시는 우선 헷기가 가득했다. 시가지 끝으로 보이는 만년설산은 이곳이 해발 3천650m의 세계에서 제일 높은 고원도시라는 것을 실감나게 한다.
히말라야 산자락에 있는 인구 20만 라사시의 라(lha)는 극락, 신의 뜻이고 사(sa)는 땅이란 뜻으로 ‘천국이 가장 가까운 마을’ 또는 ‘산양(山羊)의 땅’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는 1천300년의 고도(古都)다.

중국 침략전의 라사 인구는 2만~3만에 불과했으나 현재 이렇게 인구가 늘어난 것은 이곳으로 이주한 한족의 수가 티베트인보다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티베트 라사에 들어서면 차량은 물론 기사나 통역도 현지에 주소를 둔 사람을 쓰게 돼 있어 호텔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끝으로 7~8일을 같이 여행한 고기사와 조선족 허군과 이별을 한다.

곧바로 우리 일행이 달려온 코스가 아닌 서북방향의 청장공로로 해서 밤낮 없이 달려간다고 하니 무사한 귀로가 되길 기원할 뿐이다. 어쨋든 이별은 마음 한구석의 구멍으로 바람이 쓸고 지나간다.

티베트에서의 여행에 동행할 티베트인 36세 양진동 기사와 31세의 조선족 양길수 군이 호텔에도착, 인사를 나누고 차에 올라 라사 시내와 사원을 둘러보기로 한다.

겉보기에도 심상찮은 도요다 지프에 오르자마자 일행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계기판을 보고는 서로를 바라보며 웃는다. 지난번 차가 28만㎞를 뛴 차라 걱정 했는데 이차는 의심스럽게도 38만여㎞를 달린 차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룸미러는 그렇다치고 우측 백미러와 앞좌석 손잡이도 간 곳이 없어 반신반의하면서 차량 교체를 요구하니 티베트인 기사는 번들번들한 얼굴에 능글맞게 웃을 뿐이다.

결국 조캉사원으로 가는 차 안에서 회사측과 전화통화를 한 양길수 군이 차량교체는 어렵다고 난색을 표한다. 예측 불가능한 노정에 차까지 낡아 걱정이다. 그러나 늙은 차가 험한 길에 겁없이 더 잘 달릴 수 도 있겠다 싶기도해 말문을 닫는다.

차창으로 보이는 라사거리의 사람들은 분주해 보인다.

현대식 빌딩이 들어선, 차량통행이 제법인 거리가 있는가 하면, 아주 고풍스런 전통가옥들이 죽 늘어선 거리엔 불구(佛具) 마니콜(손에 들고 다니며 돌리는 영혼 윤회의 바퀴)을 돌리면 털로 만든 전통복장 추바푸르를 입고 가죽신발 솜바를 신고 걷는 티베트인, 남녀 하나같이 두 갈래의 긴 머리를 따 늘어뜨리고 걷는다.

그 곁으로 붉은 가사와 모자를 눌러쓴 승려도 보이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어렵잖게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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