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우
(사)풀꿈환경재단 상임이사

[충청매일] 활동가들은 뭐로 먹고사나요? 환경단체는 무슨 돈으로 운영을 하나요? 많이 들어 본 이야기다. 특성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보통 NGO라고 불리는 시민단체들은 대부분 운영비를 회비와 후원금으로 충당한다.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의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에 보조금 지원에 대한 규정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공익활동에 대한 사업비의 지원으로서 매우 까다로운 행정적 절차가 동반된다. 공모사업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나 시민단체의 관심에서 벗어나 있으며 운영비와도 무관하다. 조세감면도 그렇다. 조세감면을 받을 만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단체가 드물다. 그런데도 새정부 들어서 지원이 좀 늘지 않았냐고 묻는다. 확언하건대 시민단체 운영비에 대한 지원은 현재도 없다.

10년 전의 일이다. 2009년 4월 필자가 사무처장으로 일을 했던 청주충북환경연합은 ‘500플러스 운동’을 펼쳤다. 재정적자 문제를 회원 확대와 회비 자립으로 극복해 보자는 것이었다. 당시 이중의 재정 위기에 처해 있었다. 첫째는 창립 이후 지속돼 오던 만성적 적자구조로 인한 문제다. 단체의 위상과 역할이 증가하고 실무활동가의 수와 재정규모는 늘어나는데 비해, 인건비와 활동비 등 단체 운영비를 충당할 재원, 즉 회비와 후원금 수입의 증가율은 상대적으로 더디었기 때문에 재정 악순환이 지속됐다. 대부분의 시민단체가 공통으로 떠안고 있던 문제였다. 둘째는 환경운동연합 중앙조직 회계사고로 인한 재정위기의 증폭이었다. 공익사업에 대한 공공기금의 운용을 전면 중단키로 한 상황이었다. 이후의 과정을 지역신문이 다룬 ‘환경운동연합의 대전환, 500플러스 운동’이라는 기사를 통해 확인해 볼 수 있다.

「위기에 빠진 것처럼 보이던 환경운동의 돌파구가 충북에서 보이기 시작했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이 의욕적으로 벌여 성공한 ‘500플러스 운동’이 시민운동 전체에 전환점을 시사하고 있는 것이다. 회원 500명을 더 늘리자는 사업이지만 그 내용을 뜯어보면 매우 중요하고 큰 의미가 담겨져 있다. 우선 자립기반을 마련한다는 것. 실무자 인건비는 물론 안정적인 사업기반이 마련된다는 것. 더욱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프로그램 운영이나 사업방향이 달라진다는 점이다. 특히 시민운동 비판의 단골 메뉴인 ‘시민없는 시민단체’라는 비아냥도 불식시킬 수 있어 근본적인 체질개선도 가능해 졌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회원 중심의 사업 전환 시도가 타 시민사회단체에 까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두 달 동안 청주충북환경연합은 모든 역량을 총동원했으며, 561명의 신규 회원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적어도 실무활동가의 월급이 밀리는 일은 사라졌다. 그렇다. 환경단체도 먹고 살아야 하며, 매월 납부하는 소액다수의 회비와 연례행사로 펼치는 후원행사를 통해 획득한 자발적 후원금으로 해결한다. 건강한 재정구조는 단체의 활동력으로 나타난다. 지금도 환경단체들은 회원 증모활동과 후원금 모금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그동안 필자의 권유로 환경단체 회원이 된 사람들의 수는 헤아리기도 힘들다. 미안함과 고마움을 대신해

필자도 16개 시민사회단체의 후원회원으로 가입해 매월 소액의 후원을 하고 있다. 늘어나는 나이 만큼 후원금도 늘리겠다고 호언했지만 달성하진 못했다. 아직도 환경단체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은 분들이 있다면, 지금 가입해 보시길 바란다. 하나뿐인 지구와 환경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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