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충청매일] 지난달 22일 우체국 퇴직자 모임인 충북지방 정우회에서 충남 보령 무창포와 서천 춘장대 및 홍원항으로 봄맞이 바다 여행을 다녀왔다. 4월 22일은 옛 체신의 날인 정보통신의 날로서 1980년대 정보통신이 분리되기 전에는 우체국에 교환원도 있고 해서 주민들 관심이 많았고 우체국별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곳곳에서 아름답고 그리운 추억이 많다.

아침 일찍 행사장에 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나와 서로 인사를 하며 이야기들을 주고받는 모습이 옛 시절로 돌아간 듯하다. 몇몇 분은 거동이 불편해 지팡이를 짚고 다녀 보는 사람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무창포에 도착하니 바닷길이 열리고 있었는데 대부분 일행들은 앞 다투어 바다로 향했지만 연로하신 분들은 멀리 바라보기만 했다. 필자는 이들과 함께하기로 하고 한분 한분 안부도 물어가며 옛 추억을 끄집어냈다. 그러다보니 지난 시절 부모님과 여행했던 추억이 떠올랐다.

30여년 전 일로 외교관하는 막내가 첫 해외 근무지인 스페인으로 떠날 때 공항에서 배웅하고 가족들이 용인 자연농원에 갔을 때의 일화다.

그때 이미 어머니께서는 거동이 불편해서 걸을 수가 없었는데 아버지께서 말씀하시기를 여기까지만 와도 다 본 거라며 한쪽에 앉아 계시라고 해 필자가 어머니를 모신다 하자 큰형님께서 당신이 있을 테니 구경하고 오라고 했던 기억이 새롭게 다가온다.

바닷길을 걷지 못한 이분들도 한때는 우체국을 지키며 젊음을 불사르던 시절이 있었지만 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의자에 앉아 먼 바다를 바라보는 모습이 짠하였다. ‘모든 만남은 소중한 인연’이란 주제로 글을 쓴 적도 있지만 평소 만남과 인연을 중요시하기에 우체국 재직시절 3가지 특색 있는 일을 했다.

첫 번째, 퇴직선배 초청행사였다. 1년에 한번정도 했는데 여러 가지 의미기 있다. 우체국 발전상을 알리고 업무협조와 친목도모의 목적도 있지만 직원들이 이다음을 생각해서 현직에 있을 때 업무에 충실 하라는 메시지도 담겨있다.

두 번째, 각종 모임을 많이 조성했다. 모임은 지역별 퇴직자 모임, 여직원 모임, 집배원 모임 등을 여러 국에서 만들어 활력을 모모 했다. 이는 직원상호간에 친목도모도 있지만 업무에 대한 정보교환과 합심하여 사업목표달성에 협력하기 위한 기반구축이다.

세 번째, 퇴직하면 정우회 모임에 꼭 나오라는 당부였다. 여러 국을 다니며 많은 직원들과 정을 주고 인연을 맺었지만 모임에 안 나오면 다시 만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다 보니 우체국 이미지가 향상되어 부임지마다 고객만족 평가에서 항시 상위권이었고 사업 추진도 자연스럽게 웃으면서 할 수 있어 즐겁고 행복한 직장 생활을 했고 퇴직시에는 ‘우체국 내 인생’이란 책도 출간하며 40년 공직을 자랑스럽게 마무리 했다.

이번 봄맞이 바다여행에 함께했던 충북지방 정우회 회원님들 반갑고 감사했는데 모두들 건강관리 잘해서 가을 행사에는 더 많은 사람이 함께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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