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학박사

[충청매일] 얼마 전 뉴스에서 아들과 말다툼을 벌이던 50대의 아버지가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붙였다가 얼굴과 다리 등에 2도의 화상을 입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들어 순간적인 화를 억누르지 못해 저지르는 이른바 ‘홧김 범죄’가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단순 폭행을 넘어 방화, 살인 등의 강력범죄로 이어지고 있다. 경찰청의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살인범죄의 범행동기 중 39%를 홧김 범죄가 차지하였다.

보건복지부의 통계에 따르면 일상생활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연령대가 30대와 20대로 주로 회사와 학교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답하였다. 이러한 정신적인 스트레스는 의욕상실, 극심한 피로감, 잦은 분노와 짜증, 두통, 수면장애, 위장장애, 폭식, 우울증, 공황장애의 신체적 질병으로 이어지는 심각성을 나타내고 있다.

복잡하고 치열한 경쟁이 지속되는 현대사회에서 화를 나게 하는 원인도 각양각색이다. 대학의 입시전쟁을 겪은 대학생들은 졸업을 해도 취업전쟁을 다시 치러야하고 주변의 직장인들을 보아도 치열한 입사경쟁을 치르고 입사 후에도 계속되는 고용의 불안과 실직 그리고 업무성과에 대한 부담 그리고 상사에게 받는 스트레스 등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요즘은 직장인들만이 아니다. 자영업자들은 높아진 인건비와 임대료, 재료비의 상승 그리고 경쟁업체와의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나기 위해 너무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근 신조어로 홧김비용과 탕진잼 이라는 말이 있다. 홧김비용은 일종의 기회비용으로서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다면 쓰지 않았을 비용, 홧김에 써버린 돈을 의미한다. 탕진잼은 탕진과 재미의 줄임말로 큰돈은 아니지만 작은 돈을 자신을 위해 사용함으로써 스스로 위안과 위로를 하는 스트레스를 푸는 소비의 한 형태이다.

남성은 외식·음주나 게임·스포츠 등 취미용품 쇼핑으로, 여성은 의류·잡화 쇼핑과 미용실·네일아트 등 외모 단장으로 홧김비용을 지출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그러나 홧김비용을 지출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만족보다는 후회를 하며 다시 스트레스를 받는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홧김비용의 지출은 우리나라만이 아니라 중국에서는 “월광(月光)” 이라해 월급의 월(月과) 다써버린다는 의미의 빛 광(光자)를 합쳐 스트레스로 월급을 빛처럼 빠르게 소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탈리아인들은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자신의 몸에 문신을 하기도 하고 멕시코에서는 “마리아치”라는 거리공연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푼다고 한다.

베트남출신의 승려이자 시인인 틱닛한의 화(Anger)라는 책에서는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과식하지 말라, 그에게 앙갚음 하지 말라, 남을 탓하거나 미워하지 말라, 섣부른 언행을 삼가라, 내가 100% 옳다고 판단하지 말라, 애써 참지 말고 도움을 청하라, 반드시 화해하라, 용서도 화풀이의 방법이다, 내게 화내는 사람의 말을 경청하라!

그러나 수행이 짧은 나에게는 최근 텔레비전 뉴스에서 나오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서로 싸우는 동물국회의 모습을 보면서 또다시 화가 난다. 나는 아직도 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잘 모르겠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