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청주예총 부회장

[충청매일] 역사에는 정사와 야사가 있다. 야사에 따르면 고려말 충신인 목은 이색(李穡) 선생은, 남달리 총명하고 글재주가 뛰어나 중국에서 과거에 응시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과거제목이 ‘인간사희(人間四喜)’였다고 한다. 그동안 수학한 것을 아무리 더듬어 봐도 이런 말은 처음 들어 본지라! 할 수 없이 다른 사람은 어떻게 썼는가? 요즘 말로 슬쩍 ‘컨닝(?)’을 한 셈이다. 어느 응시자는 ‘과거 시험에 합격하고, 타향에서 친구를 만나고, 큰 가뭄에 단비를 만나고, 동족 하늘에 달이 없는 것!’이라고 적었다.

그런데 그 가운데 ‘동쪽하늘에 달이 없다?’란 구절은 도무지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하다가 무릎을 ‘탁!’쳤다. “화촉동방(華燭東方)에 무월야(無月夜)라!”라며 쾌재를 불렀다. 그래서 ‘천리타향봉고우(천리타향에서 친구를 만난 것), 소년금방괘명시(소년에 과거에 급제한 것), 칠년대한봉감우(칠년대한에 단비를 만난 것), 화촉동방무월야(신혼 첫날밤에 달이 없는 것)‘라고, 이렇게 구절마다 2자씩 첨가하여 제출하였더니, 선생은 장원급제하였고 그 중국의 유생을 떨어 졌다는 일화가 있다.

근대 심리학의 비조로 알려진 ‘프로이드’! 그의 학설에 따르면, 인간에겐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가 있다. 인간은 ‘의식세계’보다는 ‘무의식의 세계’에 축적된 에너지에 의해 행동한다고 했다. 무의식 세계에 축적된 에너지를 프로이드는 ‘이드(Id:원초적 자아)’라고 불렀다.

‘이드’란 무엇인가? ‘성(性) 즉 섹스(sex)’라는 것이다. 우리는 왜 배우는가? 그리고 일류대학에 진학은 왜 하며, 좋은 직장에 취직하여 돈은 왜 버는가? 결국은 ‘성(性)’ 때문이라는 것이다. 누구나 한 번 쯤은 사춘기를 거친다. ‘나는 어떻게 태어났는가?’ 생명! 그 자체가 태어나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다. 모든 생명은 성에 의해서 ‘탄생(誕生)’하고, 종족이 이어진다. 때문에  성(性)은 위대한 것이요, 신비한 것이며, 성(聖)스럽다.

정치를 어원적으로 풀어보면, ‘정(正)+문(文)’으로서 ‘올바른 것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하였다. 플라톤의 ‘국가론’과도 일맥이 상통한다. 국내 소식을 보면 ‘버닝선’이니 ‘미투’니 차마 눈 뜨고 볼 수가 없다. 본인 몰래 촬영한 CD를 유포시키는 행위! 정말 하늘이 무섭지 않은가? 이런 천인공노할 방법으로 취득된 CD를 가지고! ‘마녀사냥식’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작태가 너무 걱정스럽다.

‘화촉동방에 무월야(無月夜)’라고 했다. 남녀가 만나는 것은 지극히 성스럽고 신비로운 것이다. 그래서 동쪽에 뜨는 달도 이날만은 구름 속으로 숨어 버렸다고 한다. ‘비록 미물이지만 짝짓기 하는 생물들만은 해치지 말라!’고 했다. 상대방의 약점을 두고두고 교묘히 악용하는 행태가 너무 치졸(稚拙)하지 않는가? 요한복음에 ‘간음한 여인’이 생각난다. 나는 과연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질 자격이 있는가? 정치인들에게 묻고 싶다. 격앙된 군중을 진정시키는 예수님의 지혜가 새삼스럽다.

“성(性)은 성(聖)스러운 것! 성은 성스러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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