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결과보고회
주로 20~30대 남성으로 확인…세종 ‘추모의 집’ 안치

25일 충북 청주시 충북미래여성플라자에서 열린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사업에 대한 결과 보고대회’에서 한 유가족이 발굴 현장 영상을 보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오진영기자
25일 충북 청주시 충북미래여성플라자에서 열린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사업에 대한 결과 보고대회’에서 한 유가족이 발굴 현장 영상을 보며 눈물을 훔치고 있다. 오진영기자

[충청매일 장병갑 기자]

충북 보은군 아곡리 일원에서 추진된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에서 40여명 유해와 136점의 유품이 수습됐다.

충북도는 25일 충북미래여성플라자에서 지난 3월 7~17일 보은군 내북면 아곡리 일원에서 추진한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유해발굴’ 사업에 대한 결과 보고대회를 개최했다.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민간인 집단 매장지에 대해 홍수와 토지개발 등 훼손우려와 유해발굴을 희망하는 유족들의 고령화 등으로 조기 추진이 시급했다.

이에 충북도는 이번 유해발굴 사업을 위해 5천만원의 예산을 확보해 지난 2월 보조사업자를 선정, 3월 8일 개토제를 시작으로 본격 추진했다.

이번에 수습된 유해의 기본감식 결과 희생자는 주로 20~30대 남성으로 확인됐다.

유해 주변에서 희생자 학살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M1, 카빈 등의 소총 탄두와 신발, 라이터, 안경, 시계, 허리띠 등 개인 소지품이 다수 발견됐다.

이곳에서 수습한 유해와 유품은 감식과 보존처리를 거쳐 지난달 27일 세종시 ‘추모의 집’(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추모관)에 안치됐다.

공동조사단은 이날 보고대회를 통해 유해발굴 준비부터 발굴작업과 안치까지 그동안의 추진과정을 보고했다.

박선주(충북대 명예교수) 공동조사단장은 수습 유해를 토대로 유해 부위별 개체 수, 희생자 연령대, 사망원인 등 인류학적 감식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유해발굴에서 식별이 가능한 뼈(NISP)는 모두 466개였으며, 긴뼈 중 허벅지뼈와 정강이뼈가 가장 많았다.

식별이 가능한 모든 뼈대를 살핀 후 그중 가장 많이 출토된 뼈의 수로 추정한 결과 최소 개체수는 40구에 달했다.

공동조사단은 이번 유해발굴 결과 피해자는 청주청원일대의 보도연맹과 관련된 농민 및 일반 서민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가해자는 경찰과 군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 1950년 학살 당시 트럭 두 대에 희생자들이 실려 아곡리에 왔다는 증언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 출토된 유해가 40여명으로 트럭 한 대에 탈 수 있는 최대 수로 나머지 한 대에 실린 희생자들의 매장지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도 관계자는 “아직 전국에 많은 집단 매장지가 있고, 시간이 지날수록 유해 훼손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희생자 명예회복과 유족의 해원을 위해서라도 국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유해발굴이 조속히 재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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