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오늘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5주기를 맞아 전국에서 추모 행사가 이어지고 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추모미사를 봉헌하며 세월호 희생자들의 아픔을 기억하는 한편 남은 가족 등을 위로하고, 안전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위한 기도가 있을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개신교연합기도회 준비위원회도 18일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5주기를 기억하는 예배를 올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15일 성명을 내 “진실을 밝히는 일, 이것이 바로 억울하게 희생당한 304명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제대로 된 추모의 시작”이라며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 설치를 통한 철저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불교계에서는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가 13일 세월호 참사 해역에서 희생자들의 극락왕생 발원과 안전한 세상을 염원하는 추모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밖에 전국 자치단체나 시민사회단체, 문화예술단체들도 그날의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국민들은 아직도 4월 16일을 잊을 수 없다. 더욱이 당시 책임을 져야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제대로 처벌을 받지 않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처벌받은 정부 관계자는 단 1명에 불과하고, 진상규명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머뭇거리다가는 제대로 수사를 매듭짓지 못하고 공소시효를 넘길 수도 있다. 참사가 발생했을 당시 탈출 지시를 하지 않는 등 제대로 구조하지 않았거나 잘못을 은폐한 혐의로 세월호 유가족이 처벌을 촉구한 당시 정부 관계자 등 17명에 대한 직권남용죄 공소시효가 2년 남았다. 수사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은 세월호 참사 5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수사방해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겨냥해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조승래 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입장문에서 “공소시효가 끝나기 전에 진짜 책임자들에 대한 수사와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며 “시간이 아무리 흘러간다 할지라도 그 책임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바닷속에 가라앉던 세월호를 속절없이 지켜보던 것처럼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황 대표는 법무부 장관 시절 당시 우병우 민정비서관과 함께 광주지검장을 비롯한 수사 지휘부에 수사방해 외압을 가하고 수사 라인에 대해서는 좌천성 인사 조치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황 대표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국정원 댓글 조작사건 수사에도 제동을 걸어 당시 수사팀과 갈등을 빚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세월호 참사 5주기를 앞두고 나온 검찰의 수사결과 기무사의 여론 조작 활동에는 박근혜 정부 청와대 인사들도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황 대표 뿐 아니라 박근혜 정부 책임자들에 대한 검찰의 엄정하고 철저한 수사가 필요한 시점이다.

더 시간을 끈다면 그만큼 국민의 상처도 쉽게 치유될 수 없다. 참사 5주기를 맞았지만 국민이나 희생자 가족들은 그날의 기억을 잊을 수 없다. 특히 책임자 처벌이 미온적인 것은 다시 한 번 참사를 겪는 것과 다르지 않다. 부디 올해는 철저한 수사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모든 수사가 마무리되기를 기대한다. 특별법 제정 또는 특조위 수사권 부여 등의 방법으로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 하는 것만이 세월호참사가 남긴 과제에 응답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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