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항일운동의 고장으로 주목

올해 진행된 4·4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 모습
올해 진행된 4·4독립만세운동 재현행사 모습

 

[충청매일 이봉호 기자]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구한말과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된 당진이 주목받고 있다.

당진의 항일운동은 일제강점기 이전으로 거슬러 동학농민군이 일본군을 상대로 유일하게 승리를 거둔 승전목 전투에서 시작된다.

당진시 면천면 사기소리와 구룡동 일원에 걸쳐 있는 승전목은 이배산과 남쪽의 응산 사이에 S자 모양의 좁은 협곡으로 당시 남북으로 길게 늘어선 능선 사이에 가파른 계곡이 있어 병력이 쉽게 통과하기 어려운 군사적 요충지였다.

1894년 10월 지금의 서산시 운산면에 집결한 내포지역 동학농민군 1만5천여 명은 면천을 공격하기에 앞서 이 승전목에 500여명을 매복시켜 놓았고, 매복 다음날 면천에서 출발한 일본군 소위 아키마쓰가 이끄는 90여명의 일본군이 이곳을 지날 때 기습공격을 감행해 큰 승리를 거뒀다.

1900년대로 넘어오면 지금은 관광지로 유명한 석문면 난지섬이 의병항쟁의 중심에 섰다. 1908년 3월 15일 당진지역 의병운동의 근거지를 소난지도로 판단한 홍성경찰분서가 이곳에 기습공격을 감행했으며, 이들에 맞서 싸운 홍원식 의병대는 격렬한 전투 끝에 41명이 전사하고 50여명이 행방불명됐다. 소난지섬에는 이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한 의병총(등록문화재 제629호)이 조성돼 있다.

동학농민운동군과 의병들의 호국정신은 일제강점기에도 이어졌다.

1919년 3월 10일 당진시 면천면에 위치한 면천보통공립학교에서는 3·1운동의 영향을 받아 충남도내 최초로 학생주도의 만세운동이 일어났다. 면천보통학교 3·10만세 운동은 약 한 달 뒤인 4월 4일 대호지면에서 시작해 정미면 천의장터까지 이어진 독립만세운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4·4독립만세운동은 대호지면사무소에서 시작해 천의장터에서 격전을 벌인 당진지역 최대 규모의 독립만세운동이다. 한편 상록수를 집필한 독립운동가 심훈 선생도 당진과 인연이 깊다. 심훈은 당진시 송악읍 부곡리에 필경사를 짓고 이곳에서 상록수를 집필한 것으로 유명하며, 이를 기념해 당진에서는 43년째 심훈상록문화제를 개최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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