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충주농고 교장
수필가

[충청매일] 우리나라는 오래전부터 산림녹화에 온 정성을 다해 산지의 98%가 푸른 숲을 이뤄 삼천리 금수강산(錦繡江山)이다. 산림이 울창하면 오염된 공기를 정화하고, 보습(保濕)력 과 정수(淨水)하는 기능이 있어 맑은 물의 원천이 된다. 그로인해 가뭄과 홍수로부터 국토를 보존하는 힘이 생긴다. 따라서 대기 오염과 홍수 피해의 근본대책은 산림녹화의 길이라고 생각해 예부터 현명한 나라임금님은 치산치수(治山治水)를 국가경영의 기본정책을 삼아왔다.

우리나라 산림의 연간 물 저장능력은 약 198억t이라는 통계가 있다. 산림녹화에 힘입어 물 걱정을 덜어왔지만 산업이 발달해 공업용수가 늘어나고 도시 인구의 팽창으로 물 수요는 날로 크게 증가하고 있어 물 부족국가 가 돼가고 있다. 날로 늘어나는 물수요량과 가뭄을 대비한 물 공급량을 늘리기 위해 다목적 댐을 증설하고도 부족해 22조의 막대한 예산을 투자해 4대 강 16개 보(湺)를 설치해 가뭄과 홍수 피해를 예방하고 농업용수로 활용하고 지역관광 시설을 부설하였다. 따라서 4대강은 자연이 흐르는 강 이 아니다. 지난해 가을부터 가뭄이 극심해 저수용량을 늘려도 시원치 않은데 느닷없이 환경부는 4대강 16개보 중 녹조현상이 심한 보는 수문을 개방하고 또 몇 개의 보는 해체를 한다고 한다. 지난 가을부터 일부 보는 수문을 개방하였다. 보의 수위가 낮아져 농장 지하수가 고갈돼 비닐하우스 봄채소 작물이 말라죽어간다고 인근 농민들의 반대시위가 요동을 치고 있다. 가둔 물을 흘려보내고. 막대한 혈세를 드려 설치한 보를 해체해야 하는 이유가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녹조현상 때문인가, 지천의 오폐수가 흘러들기 때문이라는 과학적 주장을 하는 전문가의 반대 의견도 거세다. 물 없는 보에 황포돛대를 띠울 수 없듯, 물 빠진 세종보에 행정도시 경관도 아름다울 수 없듯 보의 물은 도시 경관과 역사유적 관광, 스포츠 레저 등 문화적인 효과도 큰 몫을 차지한다. 따라서 선진국에서는 10~100년을 두고 실험하고 연구해 결정할 백년대계를 몇 달 만에 결정한다면 이것이 바로 졸속행정이며 국가시설 파괴가 아닌가. 그래서 환경부 4대강 보 치수방침은 교각살우(矯角殺牛)의 어리석은 정책이라는 이유다.

지난 4월 5일, 식목일 전날부터 강풍을 타고 전국 18곳에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일어났다. 임야 1.753ha(최종집계)가 불타고 738명이 한밤중 몸만 빠져나오고 470여 주택과 창고 등이 잿더미가 되었다. 최초 발화는 강원도 고성지방 고압전봇대 개폐기로 추정하고 있다. 정부는 즉각 신속 진화에 나섰다. 강원도 5개 시군에 국가재난 사태를 선포하고 전국소방 차 830대, 헬기 52대 장병, 경찰 소방관 등 총동원으로 신속 대응함으로서 하루 만에 폭풍타고 질주하는 산불을 진화 할 수 있었다. 앞으로 산불 예방도 강원 산간지역 전신주가 문제다. 산간 전선을 지중화를 한다든지 노후개패기를 갱신하는 등 대책이 시급하다. 전국 차단기 3만3천900개 검침원이 전봇대마다 조사하기엔 한계가 있다. 불꽃 튀는 즉시 차단되는 온라인 자동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기술개발이 시급을 요한다. 복지에 투자하는 노력만큼 안전에도 그 대책을 철저히 해야 되는데 구호만 나무할 뿐이다. 누구나 산불예방에 한마음으로 각성해야 할 일이지만 치산치수는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사업이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 하는 측면에서 복지보다 안전이 더 시급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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