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다연 청주시 흥덕구 민원지적과

어릴 적 학교에서 생활기록부에 꼭 적던 칸, 취미를 적는 칸이었다. 그때는 뭔가 그럴듯하고 있어 보여야 하는 것을 적어야 한다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취미라는 게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하고 싶은 걸 하는 일,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 하는 일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는데도 말이다.

취미의 사전적 의미를 봤을 땐 나의 취미는 독서다. 뭐 항상 그렇게 취미가 독서는 아니었던 것 같다. 20대 때에는 낚시를 즐기기도 했고, 컬러링북, 페이퍼 커팅, 석고 방향제 만들기, 재봉, 베이킹 등 한때 유행이라고 하는 취미들은 한 번쯤은 해봤던 것 같다. 지금도 위에 나열한 것들은 소소하게 취미로 즐기고 있지만, 요즘 제일 시간 날 때 하는 취미는 독서다.

몇 년 전 우연한 기회로 알게 된 봉사활동이 있는데 책을 문서파일로 만드는, 즉 타이핑하는 활동이다. 타이핑한 자료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점자책을 만들기 위한 자료로 쓰이는 것이다. 이 봉사활동을 하면서 다짐했던 것이 타이핑을 마치면 꼭 다시 책을 읽자는 것이었고, 꽤나 오래 지속됐다. 하지만 첫 발령과 함께 봉사활동을 그만두게 되면서 책과도 거리가 멀어진 기간이 있었다. 그러나 업무에 지쳐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잡다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둥둥 떠다닐 때, 사람과의 관계로 인해 상처받았을 때, 자존감이 바닥까지 곤두박질칠 때, 그때마다 난 책을 찾았다. 굳이 그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에 대한 자기 계발서를 읽었던 것은 아니었다. 자기 계발서라고 나온 책들이 내 상황과 꼭 맞진 않았기 때문에 ‘이렇게 해라’라고 적어놓으면 더 하기 싫어졌던 것 같다. 그냥 닥치는 대로 읽었다.

그 이후 독서는 나의 일상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주는 중요한 삶이 요소이자 취미가 됐다. 나는 그 시간을 통해 삶의 활력을 얻는다. 취미는 얼마든지 사람마다 다를 수 있다. 누군가에겐 영화 감상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운동이나 낮잠 등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순간 모든 것을 다 잊고 나만의 활력을 충전할 수 있는 일상의 취미는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당신의 취미는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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