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시간만에 진화…헬기 60대·소방차 820대 등 투입해 신속 대응
속초 등 5개 시·군 특별재난지역 지정…이재민 주거 안정 지원 총력
자원봉사자 2천여명 동원·전국 각계각층 성금 및 구호물품 지원 봇물

지난 5일 전날 강원 옥계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밤새 강풍을 타고 인근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동해 오토캠핑장에서 한 소방대원이 펜션을 태우는 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지난 5일 전날 강원 옥계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밤새 강풍을 타고 인근지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동해 오토캠핑장에서 한 소방대원이 펜션을 태우는 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강원도 일대를 덮친 불길이 모두 잡혀 피해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으나 재산 피해 규모가 지속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7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이날 오전 기준 잠정 집계된 산림 피해 면적은 530㏊(헥타르=1만㎡)다.

이는 여의도 면적(290㏊)의 1.8배, 축구장(0.73㏊) 면적의 726배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또 주택 401채를 비롯해 총 1천886곳의 시설물이 불에 탄 것으로 집계됐다. 전날 오후 집계치인 916곳(시설물 피해)보다 두배 가량 늘었다. 

주택 외에 △창고 77채 △관광세트장 158동 △건물 1천동 △축산시설 925곳 △농업시설 34곳 △공공시설 68곳이 피해를 입었다. 이밖에 비닐하우스 9동과 오토캠핑리조트 46동, 농업기계 241대 등도 불에 탔다.

지난 4일부터 사흘간 이어진 화재로 사망자 1명과 부상자 1명이 발생했다. 속초시 50대 주민인 김모씨가 고성에 거주하는 지인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키기 위해 속초에서 이동하다 참변을 당했다. 화상을 입은 강릉시 주민 1명은 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고 있다.

고성 속초 산불의 경우 지난 4일 오후 7시17분께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주유소 맞은편에 있던 전신주의 개폐기 폭발로 추정되는 화재가 났고, 강릉 동해 산불과 관련해서는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의 주택인근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불은 순식간에 속초·강릉·동해·인제 야산으로 옮겨 붙었다.

●특별재난지역 지정 이재민 생계비 등 국비 70% 지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6일 강원도 속초와 고성 등 5개 시·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크게 ‘국비 지원’과 ‘세금 감면 지원’을 받을 수 있다.

각종 세금 등에 대한 감면과 유예도 가능하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면 고등학생 학자금 면제와 농·임·어업인 자금 융자 및 상환 기한 연기, 세입자 보조 지원도 신청할 수 있다. 이재민은 생계비·주거비·구호비·교육비 등에 대해 국비 70%가 지원된다. 또 피해 수습을 위한 공공시설 복구비, 수색·구조에 든 인건비, 자재대, 오염·잔해물 처리비용 등에 대해 포괄적인 지원이 이뤄진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가장 시급한 것으로 이재민의 주거안정 지원을 꼽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보유 임대주택, 공공기관 연수시설, 모듈러(컨테이너) 주택 등을 동원해 즉시 입주가 이뤄지도록 관계부처와 협의해 조치하겠다고 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피해지역 인근 입주가 가능한 LH 임대주택 물량은 총 180채다. 속초·고성지역 공공기관 연수시설은 총 96실로 466명까지 수용 가능하다. 그밖에도 행정안전부의 임시주거용 컨테이너 주택이 34채가 있다.

●발 빠른 대응 피해 최소화

산불 발생 초기 군청 직원과 소방, 경찰, 군 장병 등의 신속하고 발 빠른 대응으로 피해가 최소화됐다는 게 산림 당국 설명이다.

지난 4일 오전 11시부터 250㏊를 산림을 태운 강릉·동해 산불의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의 주택 인근이었다. 하지만 산불 발생 초기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당시 빠르게 번진 불은 초속 6.5m 강한 바람을 타고 번져 산림당국은 헬기와 인력을 즉시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불길은 산 정상이 아닌 마을 주민이 다수 거주하는 자연부락으로 급속 확산했다. 군청과 경찰은 주민을 대피시키고 마을 진입로 입·출입을 통제했다. 그와 동시에 진화대원과 소방대원은 진화차와 소방차를 투입해 마을 주변에 살수 작업을 펼치는 등 방화선을 구축, 불길이 마을로 접근하는 것을 봉쇄했다. 강풍을 타고 마을을 위협하던 불길은 더는 뻗지 못하고 방향을 산 정상으로 돌렸다.

이번 강원 산불에 2만여명의 인력과 소방차 820대, 진화차 32대, 헬기 60대 등이 투입됐다. 충북도도 소방관 244명과 소방장비 65대를 현장에 긴급 투입하는 등 조기 진화에 힘을 보탰다. 충북경찰도 의경 2개 중대에 120여명이 파견돼 진화에 나섰다.

●산불피해 성금, 구호물품 지원 이어져

행안부와 구호물품 지원 업무협약(MOU)를 체결한 민간기업 등에서도 구호물품을 속속 보내오고 있다.

지난 4일 산불이 발생한 후 자원봉사 활동에 나선 인원은 총 2천617명에 이른다. 4일 390명, 5일 1천835명, 6일 392명이다.

충북도도 7일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본 강원 지역 이재민들과 소방관, 자원봉사자 등에게 필요한 생필품인 화장지와 물티슈를 동해시청에 긴급 지원했다. 지원은 도가 생필품을 구입하고 청주농협물류센터의 차량 지원을 통해 이뤄졌다. 도는 산불 피해 지역의 신속한 복구를 기원한다는 뜻도 전했다.

청주대도 강원 지역 주민들에게 매트리스·담요 700장, 컵라면 500개, 생수 700개, 베개와 휴지 등 2천500만원 상당의 긴급 구호 물품을 보냈다.

총학생회, 학군단 등 30여명은 산불 피해 지역을 찾아 봉사활동도 펼치고 있다.

전국 시도를 비롯해 각계각층에서 지원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재민을 위한 성금도 지속적으로 모아지고 있다. 롯데는 산불 피해 복구에 10억원을 지원했고, 현대자동차그룹도 10억원, 삼성그룹은 20억원을, LG그룹도 성금 10억원을, SK도 긴급구호자금 1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유통업계도 생필품을 긴급 공수하며 재난을 피해 대피소에 머무는 지역 주민들을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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