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윤 교수의 창]벚꽃 축제
[박홍윤 교수의 창]벚꽃 축제
  • 충청매일
  • 승인 2019.04.0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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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충청매일] 봄이 되니 전통적인 진해 군항제를 필두로 전국에 벚꽃 축제가 시작되었다. 벚꽃축제, 벚꽃 한마당, 봄꽃축제, 벚꽃 소풍, 벚꽃 문화제, 벚꽃 피크닉 등 그 이름도 다양하게 전국에 약 50여개의 벚꽃축제가 4월 중순까지 진행 중이거나 예정을 하고 있다. 벚꽃 축제는 꽃의 특성에 따라서 하루 이틀에 대부분 끝난다.

벚꽃은 대표적인 봄꽃으로 우리나라에서는 개나리가 질 무렵 남부 지역은 3월 말부터 피기 시작하여 중부 지역은 4월 초중 순에 절정을 이룬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꽃이 피는 순서가 없이 한꺼번에 피기 시작하고 있다. 이처럼 벚꽃 개화 시기가 기상의 변화에 들쭉날쭉하다 보니 날짜를 못 박지 못하고 예정하고 있는 지역이 대부분이다.

벚꽃의 꽃말을 찾아보니 삶의 덧없음, 순결, 정신의 아름다움 등의 의미를 가진다고 한다. 벚꽃은 어느 날 갑자기 핀다. 그리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상에 있다가 벚꽃 구경을 가려 하면 이미 지는 것이 벚꽃이다. 그래서 벚꽃의 꽃말 가운데 하나로 ‘삶의 덧없음’을 표현하는 듯하다.

벚꽃과 관련된 안톤 체호프의 ‘벚꽃 동산’은 러시아 혁명에 의한 지배계층과 노동자인 피지배계층의 변화를 소재로 하고 있다. 소설은 주인공인 귀족 라네프스카야 부인이 사회가 변화하였는데도 과거 귀족 시절에 사로잡힌 생활을 함으로써 일어나는 파산과 몰락을 주제로 하고 있다. 체호프는 소설에서 일하지 않는 인텔리들을 혐오하고 있다. 그리고 상징적으로 이들의 삶이 벚꽃과 같이 덧없음을 이야기한다.

학생들에게 가끔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물어보면 원룸 업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 그 내면을 보면 우리 현실에 하나님 위에 건물주가 있기 때문인 듯하다. 학생들의 눈에 건물주가 되면 일하지 않고 월세 받아서 여행하고 놀고 하고 싶은 것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 벚꽃 동산의 여주인공 라네프스카야가 삶의 모델은 아니겠지만 가진 자가 되고자 하는 꿈을 보여준다.

이러한 건물주가 되고자 하는 꿈은 학생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의 꿈이기도 하다. 그 꿈을 권력을 이용하여 실현하고자 하였다는 의혹을 받고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이 옷을 벗었다. 권력은 벚꽃 축제와 같은 것이다. 언제 권력을 잡을 줄 모르고, 언제 권력이 질 줄 모르기 때문이다. 김의겸 대변인은 대출받아서 25억 건물을 산 이유로 노후 대비용이라고 한다. 그 논리에 의하면 건물주가 되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권력이 벚꽃 축제이지만 권력을 가지고 건물주가 된 우리의 현실이다. 정권 변동으로 권력이동이 되었지만, 그 권력의 속성은 변화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볼 때 소시민은 더욱 큰 박탈감을 가지게 된다.

권력은 오만하기 쉽다. 오만한 권력에는 항상 적이 있다. 오만한 권력에 가장 무서운 적은 권력을 가지지 않은 시민이다. 벚꽃 축제에서 시민들은 벚꽃만을 본다. 그러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벚꽃을 보지 않고 다른 것을 본다. 벚꽃 축제에서 벚꽃을 보지 않는 사람은 축제를 즐길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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