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단양 쪽은 어찌 했으면 좋겠소이까?”

“단양에는 매포, 상진, 하진나루가 있소이다. 하지만 단양에서 아주 중요한 나루는 매포와 하진이오. 매포와 하진 사이에 상진나루가 있기는 하지만 큰 역할은 없소이다. 매포는 단양과 제천을 연결하는 길목이고 또 영월이나 영춘에서 나는 물산들을 물길로 옮기는 목이라 할 수 있소. 그래서 아주 요지의 나루이고, 하진은 단양 관아와 가까워 단양 고을민들이 쓰는 모든 물산들은 여기를 통해 공급되는 곳이요. 또 하진은 단양과 우리 조산촌으로 통하는 직통 길이고, 적성을 통해 제천으로 통하는 길이기도 하오. 매포가 단양의 북쪽 지역 물건을 관장한다면 하진은 서쪽 지역 물산을 관장할 수 있소이다. 그러니 단양에 임방을 설치한다면 위 두 곳에 반드시 만들어야 하오이다.”

단양 조산촌 차익수가 최풍원에게 단양 사정을 상세하게 전했다.

“그렇다면 형님 생각에 그곳 임방 책임을 맡을 객주는 마땅한 사람이 있소이까?”

“매포나 하진이나 이미 이전부터 사람들 발길이 잦은 곳이라 많은 장사꾼들이 진을 치고 있소이다. 그런데 사람들 평판도 나쁘지 않고 무난한 사람으로는 매포에 박노수와 하진에 우홍만이라는 사람이 있소. 난, 그 두 사람을 추천하오이다.”

“청풍에서 강원도 동쪽은 물길을 따라 영춘과 영월 맡밭에서 하면 물길이 닿지 않는 내륙의 강원도 서쪽 물산은 거의 제천과 청풍도가에 빼앗기고 있는 실정이오. 만약 우리가 거기에 임방을 설치한다면 지리적으로 제천과 청풍 중간에 있는 북진이 도가의 목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니 우리에게는 그쪽 물산도 확보하고 김주태에게도 타격을 줄 것이오. 제천에도 북진여각의 임방을 설치하려고 하는데 객주들께서 좋은 의견이 있으면 안을 좀 내주시지요?”

최풍원이 제천임방 설치를 제의했다.

제천은 북진에서 사십 여리에 불과한 가까운 거리에 있는 큰 고을이었다. 청풍보다야 격이 낮은 곳이었지만 강원도와 접해있는 인근에서는 가장 큰 고을이었다. 그러다보니 강원도 일대에서 생산되는 많은 산물들과 특히 귀한 약재들이 집산되는 곳이 제천이었다. 지척에 그런 요긴한 물산 장을 두고도 그동안 북진에서는 그곳 물산을 제대로 운용할 수 없었다. 이미 오래전부터 청풍도가와 제천의 장사꾼들이 깊은 관계를 맺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제천과 청풍관아가 있는 청풍장 역시 북진에서 강을 건너거나 읍나루를 건너면 바로 연결되는 지척의 거리에 있었다. 게다가 청풍에는 정기적으로 열리는 향시가 있었다. 제천 역시 향시가 이미 오래전부터 열리고 있었다. 오일장을 떠돌며 제천장을 본 장돌뱅이들이 청풍장에 들려 장을 보기 좋은 마치맞은 거리였다. 또 청풍에는 한양과 직통하는 물길이 있어 경강상인들이 싣고 온 해산물과 다양한 물건들을 구할 수 있어 행상을 하는 장사꾼들에게는 필히 들르게 되는 것이 청풍이었다. 만약 제천에 북진여각의 임방이 생기고 북진에 상전이 생긴다면 청풍으로 가는 장사꾼들의 발길을 최풍원의 여각으로 돌릴 수 있을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청풍도가의 상권도 약화시킬 수 있고 반대로 북진여각으로서는 상권을 넓힐 수 있는 호기가 될 것이었다.

“내토장에 차대규라는 상인이 있소이다. 오랫동안 거기서 약재상을 하고 있는 사람이오. 북진여각과 거래하기 전에는 주로 그 사람과 주로 거래를 했는데  오래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람이오. 사람이 틀스러워 우리와 일을 하게 된다면 손해를 입힐 사람은 아니오. 그를 추천하고 싶소!”

조산촌에서 온 차익수가 제천임방과 객주 후보까지 추천했다.

“나도 그를 알고 있소! 지난번 청풍도가 빚잔치를 할 때 제천에서 온 차대규라며 나와 논쟁을 했던 그 사람인가 아니오?”

성두봉이 청풍장에서 만났던 차대규를 떠올리며 차익수에게 물었다.

“지난번 빚잔치 대 나는 거기에 오지를 못해 차대규가 왔는지는 잘 모르겠소이다. 제천에서 왔다고 했다면 맞겠지요.”

“고을민들을 생각하는 게 남다른 사람이었소. 그 사람이라면 나도 우리 임방 객주로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성두봉도 차익수의 의견에 적극적으로 동의했다.

“그렇다면 북진 상류 물길 쪽으로는 임방과 객주 후보들이 물망에 올라왔소이다. 그렇다면 다음으로는 북진 아래 물길을 중심으로 임방과 객주들 후보를 추천해 주시오!”

최풍원이 북진 하류의 지역도 추천할 것을 제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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