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호 청주시 청원구 산업교통과 교통지도팀장

아침 출근과 동시에 기다렸다는 듯이 전화벨이 울린다. 이면도로나 골목길의 불법주차로 인한 불편으로 단속이나 차량 견인을 요구하는 민원이다. 다소 짜증이 난 상태라 민원인의 표현이 좀 거칠다.

그런데 이면도로나 골목길 같은 경우 대부분 단속 구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단속반이 출동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는 없다. 대신 직원들이 차적 조회를 통해 차량 소유주 연락처가 파악되면 정중하게 차량을 이동해 줄 것을 부탁한다.

연락처가 조회되지 않는 차량에 대해서는 사실 방법이 없다. 전화 한 통에 20~30분씩 시달리는 경우가 많고, 수 십 통씩 걸려오기 때문에 하루 근무시간 중 실질적인 업무를 처리할 시간이 얼마 되지 못한다.

이러한 이면도로나 골목길 주차 문제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청주시 기본 통계를 보면 최근 3년간 인구수는 0.7% 증가했고, 세대수는 5% 증가한 반면 자동차 수는 10.4% 증가해 자동차 증가율이 인구수나 세대 수 증가율을 훨씬 앞지르고 있다.

또 건축물 부설을 제외한 노상·노외주차장 면수는 0.4% 증가에 그쳐 주차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인구 증가율이 0.7%인데 반해 노령 인구수는 13.7% 증가해 노령 운전자도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주차 공간 부족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통사고 증가 및 배기가스로 인한 환경오염 등 인간의 삶에 상당한 악영향을 미치는 심각한 문제이다. 이러한 교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처방으로는 해결이 어렵고 장기적인 대책과 의지가 필요하다.

첫째, 교통 수요 관리의 종합적 운용이 필요하다. 도시 기능의 분산이나 도심 교통 유발 건물 억제, 도심 유입 차량에 대한 통행 방안, 자가용 10부제 등이 해당된다.

둘째, 대중교통 중심 체제로의 전환이다. 도시는 공간 제약으로 인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새로운 대중교통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하다.

셋째, 새로운 주차시설 건립이 필요하다. 민간 자본의 주차장 유도, 주차 문제 전담 기관 개설 및 이에 따른 노상 불법주차 강력 단속이다.

우리 청주시도 언젠가는 주차 문제로 인한 시민의 불편이 줄어들고, 편안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맑은 공기와 녹색의 쾌적하고 깨끗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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