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인기 연예인들의 도를 넘는 행위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그 여파가 경찰들의 부정부패로 이어져 엄중한 수사가 요구되고 있다.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으로 촉발한 경찰 유착 의혹 수사가 전 방위로 확대되면서 전·현직 경찰관들이 무더기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내사를 받고 있거나 피의자 또는 참고인으로 거론되고 있는 현직 경찰관만 8명이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금품 거래 정황이 있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나서 사건을 제대로 규명하라는 지시가 내려진 만큼 철저하게 수사해야 한다.

버닝썬과 관련해 각종 의혹에 휩싸인 전·현직 경찰관 중 입건된 이들은 총 5명이다. 이른바 승리 카톡방에서 경찰총장으로 불린 윤모 총경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입건된 상태다. 윤 총경은 지난 2016년 가수 승리(이승현)와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가 개업한 라운지클럽 몽키뮤지엄의 식품위생법 위반 사건을 알아봐 준 혐의를 받는다. 몽키뮤지엄 수사상황을 알아봐 준 의심을 받는 당시 강남경찰서 직원 2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됐다.

버닝썬 측과 서울 강남경찰서 간 유착 연결 역할을 한 것으로 지목된 전직 경찰 강모씨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지난 15일 구속됐다. 강씨는 지난해 7월 버닝썬에서 불거진 미성년자 출입 사건을 무마하는데 이 클럽과 강남경찰서 사이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아울러 수사팀은 강씨와 접촉한 바 있는 현직 경찰관 3명에 대해서도 내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의 유착 의혹 관련 전·현직 경찰 등 최소 8명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가운데, 향후 수사의 관건은 실제 대가성 행위 여부 및 영향력 행사 입증에 달렸다. 이미 입건된 이들에 대해서는 더 무거운 혐의가 적용되고, 내사자들의 경우에는 피의자로 신분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윤 총경의 경우는 그의 발언이 사건 수사 등에 영향을 미쳤는지와 함께, 유씨나 승리 측으로부터 대가를 받았는지가 핵심이다.

이 같은 일련의 과정을 보면 연예활동을 하는 개인이 사업장을 운영하며 발생하는 불법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고 공권력의 도움을 받았다는 의혹인 셈이다. 20대 후반 내지는 30대 초반의 젊은 가수이며 수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젊은이들이 불법으로 법망을 피해가는 법을 먼저 터득해갔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텔레비전에 나와서는 타의 모범이 될 만큼 열심히 사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뒤에서는 여성과의 성관계를 동영상으로 촬영해 SNS에 올리거나, 성매매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거나, 여성사진을 몰래 촬영하는 등 이면에는 추악한 행동을 해왔던 것이다. 문제가 되는 영상을 SNS에 올려 친구들과 공유하면서 죄의식이나 부끄러움을 몰랐다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이런 사람들의 사업이나 범죄행위를 돕기 위해 전·현직 경찰이 개입돼 있다는 것은 더욱 기가 찰 일이다.

어찌됐든, 이번 기회에 각종 SNS를 통해 남성들이 여성의 몸이나 성을 유희거리로 삼는 문화가 근절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 변화도 중요하지만 유사한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해당 연예인들에 대해 강력한 처벌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들 연예인과 유착관계에 놓여 있는 전·현직경찰관들에 대한 수사가 제대로 이뤄져 공권력의 신뢰를 회복하도록 해야 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