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충청매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건강보험 진료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3년부터 20대 청년층과 70대 이상의 노년층에서 조울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전체 평균 증가율이 4.9%인데 70대 이상의 연평균 증가율은 12.2%, 20대 8.3%, 60대 7.2%의 증가율을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양극성 장애 환자의 자살률은 15%로 우울증 환자의 자살률보다 2~3배 높다고 한다.

조울증 또는 양극성 장애란 질병 경과 중 조증 혹은 경조증과 우울증 삽화가 모두 나타나는 기분장애를 의미한다. 조울증의 특징은 기분, 에너지, 생각과 행동에 극단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조울증 환자는 자신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거나 과대망상으로 분에 넘치는 일을 시도하기도 하며 방에 틀어박혀 무기력감을 보인다. 이러한 조울증은 생물학적 원인, 유전적 원인, 심리·사회적 원인 등이 서로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20대와 60대 이상의 조울증이 증대하는 것은 사회에 편입돼야 하는 20대의 불안과 은퇴로 사회와 격리되어 가는 60대 이상의 불안이라는 심리·사회적 요인에서 발병의 요인을 찾고 있다. 가정과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사회에 편입되어야 하는 청년층은 정보화라는 커다란 변화의 물결, 성공에 대한 강한 집착과 취업난이라는 사회 구조적 요인,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의한 가상현실의 확대, 매스컴 등의 요인도 이를 부추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차원에서도 조울증이 확대되고 있다. 남북문제를 보는 시각에서부터 극단을 치닫고 있는 남녀 불평등, 노사 간의 높은 장벽, 주변 국가와의 대립적 관계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는 극단적 대안을 더 주장하고 선호하는 듯하다. 우리는 조울증을 치료하기보다는 이를 부추기는 사회가 되고 있다. 특히 정치권은 태극기 부대와 같은 극단적인 집단을 등에 업고 자기들의 정치적 야망을 달성하고자 한다. 화합이나 협상보다는 극우와 극좌로 자신들의 존재감을 조울증으로 표현하고자 한다.

인터넷과 매스컴은 극단적인 비사회적이고 비정상적인 것을 정상적인 것으로 오인하도록 조장한다. 비사회성을 조장하는 ‘나 혼자 산다’, ‘나는 자연인이다’와 같은 프로그램으로 함께 살지 않아도 되는 것을 정당화하고, 먹방이나 무분별한 쇼핑, 비정상적 행동을 최고처럼 생각하도록 한다.

아직 우리 사회가 서구나 종교적 분쟁지역처럼 사회적 인종적 무분별한 테러나 총기 사건이 발생하고 있지는 않지만, 조울증 환자가 증대하고 조증이 확대되면 최근 사망자 50명을 가져온 뉴질랜드 총기 난사와 같은 테러에서 우리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조울증 사회는 이분법적 사고를 좋아한다. 진정한 자유주의 국가는 극우 보수와 극좌 이데올로기가 아닌 온건한 정치체제로 완성될 수 있다. 사회가 극단을 지향하는 조울증을 앓고 있으면 개인의 조울증은 지속해서 증대하고 개인의 행복지수는 떨어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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