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계절을 가리지 않고 기승을 부리는 미세먼지로 인해 경제계에서도 미세먼지 관련 업종의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세먼지가 국민의 건강을 해치고 있는데, 이를 계기로 일부 기업에서는 매출 신장을 올려 주가 상승이라는 수익구조를 형성하는 것이다. 미세먼지가 더할수록 관련 종목은 더욱 올라갈 것이고, 테마주가 아닌 성장주로 자리매김할 수밖에 없다.

종래 미세먼지는 매년 발생했던 이슈로 관련주의 주가도 단발적으로만 움직이며 단순한 테마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고농도 미세먼지가 장기화되는 현상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미세먼지 관련 청원이 급증하기도 했다. 장기화된 미세먼지 현상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만큼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관련주는 테마주를 벗어났다고 진단했다.

미세먼지를 재난 수준으로 지정한 이상 미세먼지에 필수적인 공기청정기 시장은 더욱더 성장한다는 전망이다. 정부는 취약계층에 황사용 마스크 보급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갈수록 심해지는 초미세먼지의 영향으로 공기청정기는 가전 필수제품이 됐다. 가정에 냉장고나 세탁기가 한 대라면, 공기청정기는 에어컨처럼 방과 거실에 설치가 필요한 제품이 돼가고 있다.

미세먼지가 국가재난으로 다가오자 정부와 국회에서도 미세먼지의 심각성에 대해 공감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11일 환경소위를 열고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과 ‘대기환경보전법 개정안’ 등 미세먼지 관련 법안을 각각 의결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같은 날 브루나이 현지에서 김수현 정책실장으로부터 미세먼지 관련 대책을 보고받았다. 문 대통령은 손학규 대표와 바른미래당이 제안한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범국가적 기구 구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라고 주문했다.

문 대통령의 지시는 곧바로 실무진에게 전달돼 기존 미세먼지특별위원회와 새로 만들어질 범국가적 기구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검토하고 급기야 미세먼지 범 국가기구를 구성하기로 결정했다. 청와대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신속하게 기구 구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초대위원장으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게 위원장직을 요청했고 반 전 총장은 미세먼지 해결을 위한 기구의 위원장직을 수락했다. 반 총장의 수락을 문 대통령이 승낙해 손 대표의 제안 8일 만에 공식 출범을 논의하는 단계까지 진행이 이뤄졌다.

반 전 총장은 유엔사무총장 재임시절 기후 변화 등 국제 환경문제를 오랫동안 다뤄 온 경험이 있어 가장 적격한 인물이다. 미세먼지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주변국과의 공유가 절실한 문제다. 그런 점에서 반 전 총장은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미세먼지 해결에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데 온 힘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

미세먼지는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려운 과제다. 때문에 정당, 산업, 시민사회, 학계는 물론이고 이웃국가와도 연대하는 등 폭넓게 포괄할 수 있어야 한다. 곧 구체적인 조직구성, 운영, 출범시기 등 실무협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말 그대로 미세먼지는 범국가적인 기구가 돼야 하며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논의의 장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국민의 관심도 중요하다. 미세먼지 범국가기구의 탄생은 시대적인 요청의 산물이다. 부디 좋은 성과를 내 후대에는 공기청정기 없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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