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용 청주시 안전정책과 민방위팀장

선진국에서는 모든 훈련을 실전처럼 진행한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975년 민방위 기본법을 제정한 이후에 재난 및 안전에 관한 훈련을 실시해 오고 있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매월 실시하는 민방위의 날 훈련에 대해서 생계에 지장을 주고 불편하다는 핑계로 귀찮아하고 불평들을 많이 하곤 한다. 실제로 재난이 닥쳤을 때 제대로 대처할 수 없기 때문에 훈련이 몸에 배도록 반복된 훈련을 실시하는 것인데 말이다.

위기 상황에서 공황상태에 빠지면 사람의 지능지수가 평소보다 40 정도가 떨어진다고 한다. 사고 발생 후 환자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 즉 골든타임은 구조를 하는 사람이나 구조를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황금의 시간이다.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로부터 밀양 세종병원, 종로 고시원 화재까지 잇따른 대형 화재로 인해 수많은 시민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다. 이처럼 재난은 특정인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 안전을 위한 훈련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올해도 정부에서는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재난·화재·안전사고를 대비한 훈련을 실시한다. 청주시에서도 오는 20일 오후 2시부터 제410차 민방위의 날 전국 화재대피 훈련을 실시한다. 이번 훈련은 대형마트,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화재 대응 시스템 점검과 요양병원, 장애인 시설과 같이 화재 취약시설에 대한 점검을 위한 것이다. 건축물과 시설의 대형 화재사고에 대한 대피와 대응에 중점을 두고 실시한다.

화재 경보 비상벨 및 옥내 대피 안내 방송이 들리면 계단 등 비상구를 이용해 건물 밖으로 신속하게 대피한다. 화재가 발생한 상황을 가상해서 “불이야!”하고 다른 사람에게 알리고, 물에 적신 담요나 수건 등으로 몸과 얼굴을 감싸 낮은 자세로 벽을 짚으며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지 말고 계단을 이용해 대피한다.

만약 계단 대피가 어려울 때에는 옥상으로 대피하고, 문 손잡이가 뜨겁지 않을 경우에는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 된다. 화재 발생 시 대피 방법에 대해 앞에서 간략하게 전했지만 화재 등 재난으로부터 나와 내 가족을 지키고, 안전하고 함께 웃는 청주를 만들기 위해서는 실전을 방불케 하는 반복된 훈련이 필요하다. 참사는 언제 찾아올지 아무도 모른다. 편안하게 있을 때 위태로움을 생각하라는 ‘거안사위(居安思危)’의 옛말을 되새기면서 이번 훈련에 시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와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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