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선 대전대 청주한방병원 한방내과 진료교수

삼한사온 대신 ‘삼한사미’(삼일은 춥고 사흘은 미세먼지)라는 신조어가 생길만큼, 회색 하늘에 갇혀 칼칼한 공기를 마시는 날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더해 일교차가 점점 커지는 환절기 날씨 때문에 국민들의 호흡기 건강에 빨간 불이 켜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기 중에 부유하고 있는 분진 중 직경 10㎛ 이하의 먼지를 미세먼지(PM10)라고 하며, 2.5㎛ 이하의 먼지를 초미세먼지(PM2.5), 이보다 더 작은 0.1㎛ 이하의 먼지를 극초미세먼지(PM0.1)라고 한다.

미세먼지가 문제가 되는 이유는 이처럼 크기가 작기 때문이다. 공기 중의 일반적인 먼지는 코털이나 기관지 점막에서 대부분 흡착돼 몸 밖으로 배출된다. 하지만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기 때문에 코, 인두,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 안에 축적된다. 미세먼지가 기관지에 쌓이면 기침, 가래가 생기고 기관지 점막이 건조해지면 폐렴과 같은 감염성 질환에 취약해진다.

또한 미세먼지는 입자가 작기 때문에 폐포를 통해 혈액에 침투해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 과정에서 호흡기질환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협심증 뇌졸중 등 심·뇌혈관계통의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들을 예방하려면 미세먼지가 높은 날에는 가급적 외출 및 실외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 외부 활동을 피할 수 없다면 KF(Korea Filter)인증을 받은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해야 한다.

외출 후 실내에 들어오면 손, 발 얼굴 등을 깨끗이 씻어야 하며, 몸은 물론 두피에도 미세먼지가 쌓일 수 있기 때문에 머리도 외출 후 바로 감는 것이 좋다. 눈이 가려울 때는 손으로 비비지 말고 물이나 인공눈물로 세척하는 것이 좋으며, 외출 후 목이 칼칼하다고 느껴질 때는 가글을 통해 미세먼지를 뱉어내도록 한다.

수분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미세먼지는 기관지를 통해 체내로 흡수되는데 기관지가 촉촉하면 미세먼지가 체내로 흡수되기 전에 가래나 등으로 배출된다. 커피나 탄산음료 보다는 따뜻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으며 하루 8잔 이상 마셔주는 것이 좋다. 모과, 유자, 오미자, 도라지 등 호흡기에 좋은 한약재로 한방차를 만들어 마신다면 건강도 챙기면서 수분도 보충해 줄 수 있다.

한방치료를 통해서도 호흡기 건강을 지킬 수 있다. 큰 일교차, 건조한 날씨, 미세먼지 등으로 호흡기 질환이 생겼다면 한약치료, 침 치료, 훈증 치료 등으로 호흡기 증상 완화는 물론 호흡기 면역력을 높일 수 있다. 호흡기 질환의 위험성이 평소보다 높아진 요즘 위의 방법들로 습관을 들여 미리 호흡기 질환을 막는 것이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면역력 강화이다.

미세먼지를 차단하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서 개선되지 않는다면 가까운 한방병원 및 한의원을 방문해 한의사와 상담을 통해 좀 더 면밀하게 파악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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