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충청매일] 지난주 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이었다. 이날의 상징적 선물이 빵과 장미다. UN은 1975년 매년 3월 8일을 세계여성의 날로 제정하였다. 이날은 111년 전 뉴욕에서 1만5천000명의 여성노동자가 “우리에게 빵을 달라, 그리고 장미를 달라”라는 외침에서 시작하였다.

20세기 초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은 12~14시간의 노동에도 남성과 커다란 임금 격차를 가지고 있었고, 오늘날 인간의 기본권으로 인정하고 있는 선거권도 가지지 못하였다. 이에 대응해 여성근로자들은 참정권과 노동조합 결성을 주장하면서 여성인권과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시위를 벌였다. 이들의 외침에서 빵은 여성의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상징한다.

2019년 여성의 날을 맞이해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발표한 여성인권 현황을 보여주는 ‘유리 천장 지수’를 보면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29위를 보여주고 있다. OECD 회원국 평균이 60점에 비해 우리는 겨우 20점을 넘기고 있다. 경제선진국 일본도 우리와 비슷해 28위를 기록하고 있으니 위안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잘못된 생각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최악의 여성 근로조건을 가진 나라로 우리나라를 지적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남녀 임금 격차가 35%이고, 여성의 근로 참여율은 남성의 79%와 비교해 59% 수준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2022년까지 정부 고위직의 10%, 공공부문 경영진의 20%, 정부위원회의 40%를 여성으로 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있으나 그 길은 멀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개각에서도 여성 장관 30%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3월 8일을 국경일로 하고, 여성들에게 초콜릿과 장미를 선물하며, 푸틴 대통령이 “우리는 항상 여성에게 빚을 지고 있다”라고 이야기해 세계적 매스컴을 타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평화는 여성으로부터 탄생하고 발전”한다고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에 있어서 세계여성의 날은 여성단체들의 자기만의 잔치일 뿐이다. 우리의 발전은 1960~80년대 구로공단과 청계천에서 24시간 불을 밝힌 여성 노동자들의 산물이며, 헌신적인 우리 어머니들의 희생의 결과이다. 그들이 지금도 혼자서만 이야기하고 있다.

지난 3월 8일 광화문에서 열린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5회 한국여성대회의 공식 구호는 “성 평등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다”, “#미투 우리가 세상을 바꾼다”이다. 이외에 피켓의 소리를 보면 #낙태죄 폐지, #여성 정치 대표성 확대, #성별 임금 격차 해소, #차별금지법 제정, #다양한 가족구성권 보장, #성 평등한 한반도 평화체제 실현, #미투 가해자 엄정처벌, #미투 피해자 일상회복, #미투 법제도 개선, #미투 예산 확보 등이 보인다.

우리는 언제 이러한 목소리에서 자유로우면서 케이크와 장미꽃 선물로 봄의 거리를 화사하게 할 수 있을 것인가?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