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나 청주 신율봉어린이도서관 사서

 

김태영기자

 

 

요즘은 내가 상대방에게 어떻게 보이는 가에 무척 신경을 쓰는 것 같다. 그래서 행복한 나의 모습은 보여주고, 그렇지 않은 나의 모습은 저 멀리 숨겨두기도 한다.

이와 반대인 삶을 사는 주인공 르네는 고급 아파트 수위이고, 과부며 못생겼고 뚱뚱한 여자이다. 수위처럼 연기하려고 저급한 언어를 사용하고, 어법에 맞지 않은 말을 하고 있지만 사실 그녀는 철학, 문학, 음악, 미술 등으로 지성과 교양을 쌓은 특별한 수위이다.

철저하게 이중생활을 하고 있던 그녀의 비밀을 눈치챈 사람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열두 살 소녀 팔로마 조스와 일본인 가쿠로 오즈이다.

팔로마는 부유한 집의 딸로 영리하고 별나게 똑똑한 아이다. 어린 나이에 인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당돌한 소녀이다. 그리고 가쿠로는 전형적인 일본인 남자로 온화한 인상을 풍기는 남자이다. 전혀 어울릴 거 같지 않은 두 사람은 르네의 비밀을 공유하면서 친해진다.

팔로마는 르네를 “겉으로 보면 가시로 뒤덮여 있어 진짜 철옹성 같지만, 속은 꾸밈없이 세련된 고슴도치의 우아함을 지니고 있다”라고 말한다.

가쿠로 또한 ‘박식한 공주님’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르네의 겉모습에서는 전혀 예상할 수 없는 단어이다. 르네는 자신을 알아주는 가쿠로를 통해 본인의 동굴에서 나와 세상과 만나려고 한다. 이러한 발전은 진정한 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기에 가능했다.

우리는 겉으로 보이는 화려한 외모, 존경받는 직업이 그 사람의 전부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렇게 사회적 편견에 갇혀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것이다. 르네는 지저분한 외모와 남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수위란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어떠한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은 가쿠로가 그녀의 진가를 알아본 것이다.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가장 든든한 내 편이 있다는 것이라 생각한다. 학업 스트레스로 힘들어하는 학생들, 취업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 팍팍한 삶에 힘들어하는 어른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모두 특별한 사람이다. 가쿠로가 르네의 진가를 알아준 거처럼 어떠한 편견 없이 그 사람 자체의 가치를 이해해주고, 지지해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힘든 일을 겪으면서 자존감이 떨어진 사람들에게 이 책을 통해 당신도 특별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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