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충청매일]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다. 이는 값이 싼 물건은 품질이 나쁘기 마련이라는 말을 비유한 것이다. 하찮고 값어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제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옛 말이 되고 있다. 값은 싸지만 품질이 좋은, 즉 ‘가성비’가 좋은 것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인터넷 등이 발달하면서 값은 물론 품질까지 비교가 가능해 기업들도 앞 다퉈 값이 싸고 품질을 좋은 물건을 내 놓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대형항공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지떡’으로 인식돼 왔던 저비용항공사(LCC)의 성장세가 무섭다. 저비용항공사가 국내에 등장한 지 13년 만에 ‘매출액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진에어가 지난해 매출액 1조107억원(잠정)을 기록,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도 매출액 1조원 돌파가 확실시 된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3분기 누적매출액이 9천419억원에 달했다. 지난 2005년 청주국제공항을 모기지로 한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이 첫 취항한 이후 13년 만에 LCC 매출 1조원 시대가 열린 셈이다.

업계는 항공수요가 증가하면서 LCC 업계가 급성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3년간 항공여객(국제·국내선) 증가율은 2016년 16.2%, 2017년 5.2%, 2018년 7.5%로 견고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같은 성장세는 LCC의 실적에도 반영됐다. 진에어의 경우 2015년 매출액이 4천612억원이다. 3년간 매출액이 119%나 급증한 것이다. 제주항공 역시 같은 기간 매출액이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항공사는 중·장거리, 저비용항공사는 단거리 등으로 양분돼 왔던 판세도 허물어 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몽골과 싱가포르 등으로 향하는 하늘길이 넓어지며, 중거리 노선에서 대형항공사와 저비용항공사 간 경쟁이 본격화 될 전망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는 모두 6곳이다. 늦어도 다음 달이면 7번째 LCC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2곳도 가능하다는 전망을 내 놓고 있다. 지난 2016년 국내 여섯 번째 저비용항공사인 ‘에어서울’이 면허를 발급 받은 지 3년 만이다.

청주국제공항을 모기지로 한 에어로케이도 지난 2017년 이후 두 번째 도전에 나섰다. 당시에도 면허발급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과당경쟁’에 발목을 잡혔다. 항공업계에서는 그동안 독과점 시장구조와 중장거리 노선을 특정 업체가 잠식하는 부작용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청주국제공항이 행정수도 관문공항·중부권 거점공항으로 육성되기 위해서는 LCC유치가 꼭 필요하다. 더구나 배후인구 1천200만명의 시간과 비용의 절감, 관련산업 양질의 일자리 창출, 화물 물류비용의 절약, 국가균형발전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LCC유치돼야 한다. 이제는 적어도 항공사들이 그동안의 고도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경쟁자의 등장을 무조건 반대하기보다는 상생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그 첫 걸음이 청주국제공항을 모기지로 한 LC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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