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연구원 연구위원

[충청매일 충청매일] 며칠 전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놀랍고 당황스러운 광고를 발견했다. 종편채널 역사상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종영한 ‘SKY캐슬’과 관련된 광고였다. ‘SKY캐슬 공식 제작지원, 100% 서울대 과외’라는 문구와 배우들의(드라마의 엄마들) 사진이 전부였지만, 그 어떠한 광고 문구보다도 직관적이고 분명했다. 광고대로 100% 서울대 재학생들이 강사로 활동하는 인터넷 과외 사이트였다. 시대적 요구(명문대), TV 드라마 그리고 인터넷 기술을 적절하게 조합한 사업 전략이다. 서울대 입학을 열망하는 수요는 이미 오래 전부터 충분했고, 어떻게 그 수요자 중에서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부모를 찾아 강사(코디네이터)와 연결시켜 주느냐가 관건이었는데, 이것이 해결된 것이다. 현재 이 과외 사이트에는 200명 가량의 전문 코디네이터가 활동할 정도로 규모가 대단하다. 그런데 이런 사업이 성공하는 사회가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SKY캐슬 드라마를 보거나 전해들은 사람들은 ‘정말 그래? 그게 현실일까?’라고 의문을 던진다. 주변에서도 ‘SKY캐슬은 일부 돈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이고, 나는 그런 정도로 극단적으로 아이들을 입시기계로 키우지 않는다’고 하면서 안심 또는 위안을 삼는 부모들이 많다. 그러나 그들의 속내는 고액의 과외를 시킬 돈이 없거나 아이들의 성적이 안 되기 때문에 그렇게 못하는 것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그들도 자녀의 성적에 걱정하고, 늦은 밤까지 자녀들을 학교와 학원으로 돌리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청소년 교육은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 있다고 생각한다. 해방과 6·25를 겪은 할아버지와 베이비붐세대로 불리는 아버지 세대는 먹고살기 위해 일과 공부에만 전념했다. 특히 베이비붐세대의 아버지들은 자기 일은 열심히 잘 하지만, 자녀와의 관계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제대로 배우지 못했고, 그 영향을 지금의 청소년들이 고스란히 받고 있다.

이것은 마치 면허가 없이 운전하는 무면허 운전자와 같다. 자녀를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배우지 않은 채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학교에 보냈다. 자녀 교육에 대해서 제대로 배운 것이 없기에 학교와 학원에 아이들을 위탁(떠넘김)해 버렸다. 이렇게 가정에서 버림받고 학교와 학원을 떠돌며 자라는 아이들이 지금의 청소년들이다. 아버지 세대처럼 친구도 많지 않고, 동네 형과 동생들도 없다. 학교는 그저 복습의 장소이고 공부는 학원에서 한다. 소수의 또래 친구들하고만 SNS로 소통하고, 정보를 얻는다. 지금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은 세상과 연결하는 통로이자 배움의 도구가 되어 버렸다. 이런 청소년들에게 스마트폰 중독에서 벗어나 청소년답게 뛰어놀고 책을 보라고 아무리 얘기한들 소용이 있겠는가?

청소년 문제의 해결책을 지금처럼 학교와 사회에서 찾아서는 제대로 된 방안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 필자가 내린 결론이다. 지금의 공교육 시스템이라면, 아이들은 학교에만 있어서는 안 된다. 원래 아이들은 가장 많은 시간을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지내고 배워야 한다. 어떻게 해야 가정에서 부모와 함께 자라고 배울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은 더 고민해 봐야겠지만, 이 방향으로 가야한다. 지난해 홈스쿨로 학교에서 세 자녀는 건져낸 부모로서 느낀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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