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학부모연합회 221명 설문…절반 이상 ‘불신’
한유총 반발에 교육부 “집단행동땐 무관용 대응”
도의회,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정책토론회 열어

[충청매일 최영덕 기자]

 

충북 청주지역 학부모들의 절반 이상이 사립유치원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립유치원의 관리 감독 시스템으로 인해 학부모들의 신뢰가 크게 떨어져 사립유치원의 국가회계관리프로그램인 ‘에듀파인’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20일 충북학부모연합회가 청주지역 학부모를 대상으로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 221명의 학부모가 참여한 이번 조사에서 답변자의 절반 이상인 56.1%가 사립유치원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고, 이 중 10.4%는 ‘전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대로 ‘매우 신뢰한다’는 응답은 0.9%, ‘신뢰하는 편이다’는 12.7%로 나타나 학부모들의 불신이 매우 높았다. 사립유치원 비리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는 66.2%가 ‘미비한 관리와 감독 시스템’을 꼽았으며, 34.4%가 ‘사립유치원 설립자의 사리사욕’이라고 답했다.

‘에듀파인’ 적용이 합당하다는 의견이 97.3%였으며, 사립유치원 설립자 재산권을 보장하는 측면에서 부당하다는 의견은 2.7%에 불과했다.

응답자의 97.3%는 사립유치원의 ‘처음학교로’ 참여에도 찬성했다.

하지만 사립유치원들은 ‘에듀파인’ 사용을 거부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에듀파인 도입 등에 반발해 오는 25일 국회 앞에서 2만명 규모의 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교육부가 입법예고한 사학기관 재무회계규칙과 유아교육법 시행령에 대해서는 헌법소원을 준비 중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한유총이 에듀파인 사용을 거부하고 집단 휴폐원 등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불법성 여부를 확인해 무관용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에듀파인이 3월 1일 대형 사립유치원부터 의무 도입되면 누리과정 지원금과 학부모 분담금 수입 항목, 아이들에게 실제 쓰이는 교육비와 급식비 등 지출항목이 훨씬 투명하게 관리된다”며 “회계 투명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지고, 사립유치원 회계에 대한 불신이 줄어 교육 질이 더 높아질 거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사립유치원 공공성 확보와 활성화 방안을 놓고 의회와 민·관·학이 머리를 맞댔다.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는 20일 의회 회의실에서 ‘사립유치원 공공성 확보와 활성화 방안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유치원 관계자와 학부모 등 80여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토론회는 서동학 의원이 좌장을 맡았고, 육아정책연구소 박창현 부연구위원이 사립유치원 공공성 확보와 활성화 방안을 주제 발표했다.

토론에는 김혜숙 도교육청 장학관, 정상호 서원대 교수, 박진희 충북학부모연합회장, 김혜란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팀장이 참여했다.

서동학 의원은 “유아교육에서 사립유치원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교육기관으로서 사립유치원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이 제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발제에 나선 박창연 위원은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를 위한 운영모델(공영형, 지원형, 일반형, 대안형)을 제시하며 “유아교육 질 향상과 공공성 제고에 이해당사자들의 파트너십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정상호 교수는 “사회적 협의기구의 활성화로 재정의 투명성과 학부모들의 신뢰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숙애 교육위원장은 “앞으로 기관, 학부모, 유치원 관계자와의 소통으로 실효성 있고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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