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현
충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
비즈니스지원단 상담위원

[충청매일 충청매일]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4년째 2%대에 머물 조짐이다. OECD에서는 향후 한국 경제가 1∼2% 내외의 저성장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예전에는 지금 좀 힘들어도 좋아질 때가 올 것이라고 위안하며 허리띠 졸라 매고 견디자 했는데 이제는 저성장이 일상이 돼 버린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그렇다면 성장은 더디고 경쟁은 극한으로 치닫는 경제 현실에서 자본은 취약하고 경기변동에 특히 영향을 많이 받는 중소기업들은 앞으로 어떻게 생존해 나가야 할 것인가?

기업은 생존하기 위해서 이익을 창출해야만 한다. 그런데 이익을 내고 생존하는 방식에는 코스트를 최소화해서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살아 남을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필요한 재화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서 상대방을 만족스럽게 하고 그 댓가로 나도 이윤을 얻어 상생하는 방식도 있을 것이다.

전자가 그동안 품질 좋고 값싼 물건을 고객의 니즈에 맞춰 생산해 시장에 공급함으로써 이익을 추구해온 방식이라면 후자는 이제 소비자의 지성과 감성 뿐만 아니라 영혼에 호소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함으로써 고객의 진정한 사랑과 존경을 받으며 상생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핵심은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주어야 하는데 문제는 주는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상대가 원하지 않는 것, 이미 충분히 가지고 있어 필요 없는 것, 좋아하지 않는 것을 주려고 해서는 자원의 낭비만 될 뿐이다.

고객이 필요한 것을 주기 위해서는 고객이 마음속으로 느끼고 있는 필요, 아픔 정서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 능력을 감수성이라 한다. 감수성은 고객과 ‘주고받음’의 관계를 창조하기 위한 첫 번째 필요조건이다. 

기업이 장기 저성장의 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의 마음속에 잠재해 있는 필요와 아픔과 정서를 읽어 내어, 그것을 해결 또는 충족시켜줄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을 필수적으로 가져야 한다.

기업들이 이러한 감수성을 키우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이 그동안 이뤄 온 성공신화에서 벗어나야 한다. 즉, 오만한 마음을 내려 놓고 낮은 곳으로 내려가 고객과 직접 만나는 현장에서 고객의 아픔과 고통이 무엇인지 함께 나눠야 느낄 수 있다.

감수성에 의해 상대가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였다면 다음으로는 그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 또는 서비스를 생각해 내고 그것을 실현해 내기 위해 확고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몰입해가는 상상력과 실험정신이 필요할 것이다.

상상력의 발휘는 자유로운 분위기, 실패할 수 있는 여유가 숨쉬는 조직문화가 필요할 것이고, 연구개발이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믿고 기다려 주는 확고한 신뢰가 바탕이 돼야 결실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의 경제환경과 고객들의 요구사항은 갈수록 다양하고 세심하게 변하고 있다. 이런 환경이 오히려 중소기업에 유리할 수 있으며 진정한 승부는 누가 얼마나 고객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그들의 아픔과 필요에 공감해 고객의 마음에 감동을 줄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업종을 불문하고 내가 세계 제일의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의 사랑과 존경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목표로 끊임없이 연구하고 정진하는 자세만이 새로운 경제패러다임에서 생존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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