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에 이어 옥천군이 지난주부터 극심한 경기침체로 위축된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매주 한 두 차례씩 ‘외식하는 날’을 운영하고 청주시가 영세식당 이용하기를 실천하는 등 지역영세음식점 살리기 운동이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솥단지 시위’를 벌였던 음식업주들도 지자체의 이 같은 노력을 반기고 있다. 일부 업소가 공무원들의 외식으로 매출이 두 세배나 올랐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공무원들의 외식으로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등 그 파급효과가 결코 적지 않다. 옥천군 등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매주 금요일과 첫째, 둘째 토요일을 외식하는 날로 정해 500여명의 공직자 전원이 시내 음식점을 이용토록 하는 등 군내 기관·단체 등으로 확산시키고 있다. 또 지역에서 주유하기, 설 선물 지역농산물 팔아주기와 선물주고받기운동을 함께 펼치고 있어 건포도처럼 바싹 말라비틀어진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들은 현재 우리나라 경기가 IMF때보다 더 심각하다고 한다. 음식업주들은 문 닫는 업소가 부지기수고 서민들은 당장 하루하루 먹고 살기조차 힘겹다고 아우성이다. 서민들의 수익원이 꽉 막힌 하수도처럼 차단되면 개인문제를 넘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터져버린다. 반면 공무원들은 지금 같은 불황 속에서는 상대적으로 나은 편에 속한다. 그래서 많은 젊은이들이 한번 임용되면 신분과 평생이 보장되는 소위 ‘철밥통’이라고 불리는 공무원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지자체가 외식하는 날을 운영하다보니 의외의 피해자도 있다. 구내식당에서 일하며 하루 일급을 받는 사람과 구내식당에 납품하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일정부분의 소득의 피해는 불가피한만큼 지자체가 임금보전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운동을 반대하는 공무원들도 있다. 의도는 좋지만 점심 값조차 아껴야 하는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은 공무원이 있는 데다 공무원이라는 이유로 점심시간에 거리로 내몰리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볼멘소리다. 그러나 지금의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무원들이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 시대적인 요구인 만큼 ‘외식하는 날’이 확산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어려울 때 서로를 돕는 민족성을 갖고 있다.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미풍양속인 사랑과 나눔이라 할 수 있는 지자체의 이 같은 운동이 민간사회단체와 일반기업체에도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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