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매일 최재훈 기자] ○… 상습적으로 양계장에서 닭을 잡아먹던 수리부엉이(사진)가 파출소 신세를 졌다. 지난 15일 오전 10시40분께 충북 청주시 상당구 가덕면 국전리의 한 양계장에서 닭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몸길이 70㎝의 대형 수리부엉이가 닭을 잡아 먹기 위해 닭장 안으로 날아들었다.

이 수리부엉이는 한달 간 닭 11마리를 먹어치운 맹금류의 포식자답게 이날도 닭 한 마리를 물어뜯고 있었다.

한동안 수리부엉이의 소행을 유심히 지켜보던 양계장 주인 A(71)씨는 뒤를 습격, 수리부엉이를 붙잡아 인근 문의파출소로 넘겼다.

천연기념물 제324호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조류에게 죗값을 물을 순 없었다. 경찰은 고심 끝에 야생동물보호협회 관계자를 불러 수리부엉이를 인근 야산에 방생했다.

3시간가량 파출소에 ‘구금’ 됐던 수리부엉이는 큰 눈을 멀뚱멀뚱 뜨며 경찰관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닭을 상습적으로 잡아먹은 수리부엉이를 가둘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또다시 닭을 잡아먹어도 어쩔 수 없는 노릇 아니냐"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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