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찬 대전대 청주한방병원 침구·재활3과 교수

[충청매일 충청매일] 최근 한의학적 치료기법 중 하나인 추나요법의 건강보험 급여화가 결정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이나 도구를 사용하여 환자의 몸에 적절한 자극을 가함으로써 신체의 구조적 왜곡과 기능적인 문제들을 개선하는 치료기법을 말한다. 진료실에서 환자분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추나치료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환자들의 이해를 돕고 적절한 치료를 통해 원활한 증상 개선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하고자 이 글을 쓴다.

우선 추나치료에는 정골기법과 근막기법이 있다. 인체에 대칭이 깨지고 틀어진 부분이 있을 때, 그 부위의 뼈를 직접 올바른 방향으로 돌려놓는 방법과 그 뼈에 붙어서 형태를 유지하고 힘을 쓰게 해주는 근육 및 힘줄의 탄력을 정상범위로 회복시키는 방법이 있다고 보면 된다. 뼈를 직접 바로잡을 때는 틀어진 관절에 빠른 속도로 꼭 필요한 만큼의 움직임만 일으켜 흔히 ‘우두둑’하거나 ‘뚝’하는 소리가 나면서 해당 부위의 정렬이 정상화된다. 근육 등 연부조직의 긴장도를 정상화시킬 때는 해당부위를 압박하거나, 잡아당기거나, 꼬집거나, 흔드는 등의 자극을 주기도 하고 환자로 하여금 힘을 쓰게 하거나, 힘을 빼게 하는 등 협조동작을 통해 해당부위의 뻣뻣함과 긴장상태를 해소한다. 이 두 방법은 상호보완적이며, 치료효과를 극대화하고 치료 후에도 올바른 정렬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데 둘 모두 중요하다.

특히 정렬을 바로잡아도 환자가 직업특성상 또는 습관상 일상적으로 수행하는 특정 동작과 자세들로 인해 정렬이 다시 왜곡되는 경우가 매우 흔하기 때문에 정렬 유지를 위한 근막기법과 적절한 운동의 중요성이 보다 강조되기도 하며, 계획적이지 않은 정골기법의 무의미한 반복 시술은 해당관절에 불안정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모든 의료행위와 마찬가지로 추나치료 역시 치료 전과 후의 진단 및 평가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추나치료를 시행할 수 없는 금기증도 있으며, 똑같은 질환이라도 증상의 단계나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 연령, 심리 등 다양한 요건을 고려해야 한다. 환자의 증상과 신체 상태를 검진하고 어떤 기법이 도움이 될 것인지 판단하고 신중하게 시행하게 된다. 밑도 끝도 없이 상담 첫 마디부터 무작정 추나치료를 받으러 왔다는 환자에게는 본인의 몸 어디에 무슨 문제가 생겨 어떻게 불편해진 것인지 확인 받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상담을 통해 조언을 듣기를 권한다. 추나치료는 매우 다양한 한의학적 치료 중의 한 가지이지 만병통치약 같은 개념이 아니다.

또한 한의학적인 토대 위에서 인체를 상하좌우·안팎으로 주행하는 경락(經絡)과 경근(經筋)이란 개념을 통해 진단과 치료가 이루어지며, 이는 서양의학에서 시행하는 도수치료와는 엄연히 다른 과정이다. 두통 환자에게 턱관절이나 경추 부위의 추나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고, 요통환자의 하복부나 종아리 또는 뒷목부위를 치료하는 경우도 흔하다. 식체 및 소화기계 환자의 등허리 척추를 치료하기도 하며, 기능적 측만증 치료를 위해 발이나 골반을 바로잡기도 한다.

이러한 치료 과정이 일반적으로 증상과 관련이 없어 보일 수도 있어서 환자분에게 왜 엉뚱한 곳을 치료하느냐는 질문도 자주 듣게 된다.

추나요법은 이미 알려진 매우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법이며, 이제는 경제적이기도 한 치료기법이 됐다. 보다 많은 환자분들이 본인의 증상 개선에 필요한 치료가 무엇인지 적절한 설명을 듣고, 추나를 비롯한 한의학적인 치료를 통해 건강을 되찾고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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