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열 칼럼]제복 스타일에서 벗어난 편안한 교복
[이세열 칼럼]제복 스타일에서 벗어난 편안한 교복
  • 충청매일
  • 승인 2019.02.1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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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지디제라티 연구소장

[충청매일 충청매일] 먼동이 트는 이른 아침부터 황소를 몰며 지게를 지고 일터를 나가던 시골 소년의 눈길이 한곳에 멎었다. 검정 교복에 허리를 단정히 동여맨 여학생이 신작로를 걸어 등교하는 모습이 유난히도 눈에 띄었다. 소년은 또한 검정 교복과 높을 고(高)자 모표(帽標)가 새겨진 교모를 쓴 형들을 볼 때마다 신선함과 동경의 대상이었다. 특히 여학생이 걸을 때마다 흰 칼라 위로 쌍갈래로 땋아 내린 머리카락이 흔들리거나 나풀거리는 치마차락은 봄내음과 함께 소년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 그지없이 멋있고도 열등감의 대상이었다.

조국 근대화가 한창이던 1960년대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무시험 제도가 시작되기 전 상급학교를 가지 못했던 농촌 청소년들의 풍경이었다. 이제 학생들이 교복이 선망의 대상이었던 시절은 아득한 옛 추억이 돼 버렸고, 군사정부 때 교복 자율화를 시도했지만 학생지도 문제로 다시 교복제도가 부활되었다. 한동안 시대적 유행을 따라 연예인 못지않은 패션을 도입했지만 미적세련미 보다 활동성에 제약이 많아 실용교복을 원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남녀의 패션 경계가 허물어지는 젠더리스룩의 영향인지 몰라도 2018년에는 영국과 일본의 일부 학교에서는 남학생들에게도 치마 교복 허용해 화제가 됐지만 실제로 입은 학생은 없다고 한다. 성의 개념이 점차 모호해지고 특히 패션에서는 남녀 구분이 사라지는 추세라지만 교복에서 성의 경계가 무너지는 데에는 상당한 세월이 지나야 할 것 같다.

사실 무더위가 시작되면 남학생들은 여학생들에 비해 불리하다고 느끼기 쉽다. 여학생은 반바지로, 쿨링효과(coling : 치마를 입었을 때 다리 사이로 들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좋은 치마로도 코디가 가능하다. 그러나 요즘에는 남학생들이 생활복 반바지를 착용하는 학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지만 여전히 여름 하복은 긴 교복바지를 고수하고 있어 덥고 그래서 힘들다. 또한 추운 겨울 여학생들은 치마교복 강요로 여성미를 갖추기 전에 건강이 염려가 된 정도로 보기에 안쓰럽다. 

우리나라의 교복은 일제 강점기에 일본군복 스타일에서 정장스타일로 변한 것이다.

우리나라 초창기의 교복은 한복 스타일이었다. 남학생은 검은 두루마기에 검은색 띠를 두른 복장을, 여학생은 흰 저고리에 무릎 아래로 조금 내려 온 검정치마 등 개량 한복이 당시로서는 신식 패션이었다. 그러다가 1920년 대일본 헤이안 여학원에서 최초로 교복으로 사용된 일본 제국해군의 세라복 스타일이 우리나라의 여학교에도 도입된다. 중년 여성들은 추억에 잠기는 흰 카라가 있는 검정색 플레어 스커트 교복은 광복 이후에  일제 잔재인지도 모르는 채, 아니 지금도 일부학교에서는 전통이라는 미명아래 교복으로 아직도 입고 있다.          

1986년 교복에 대한 학부모의 요구에 따라 학교장 재량에 따라 교복착용 여부 및 교복의 형태의 방향이 수정되었다. 그 이후로 대부분의 학교는 또다시 각 학교 사정에 맞춘 교복을 선택하지만 심미성을 지나치게 강조해 기능성을 떨어지자 후두티나 패딩코트 등 생활복 형태로 추진한다는 여론이다.

전통은 옛 방식에 머무르기보다, 시대에 따라 발전해야 한다. 이제 교복은 소속감의 고취 및 학생 통제를 위한 수단에서 실용적 수단으로 다양한 디자인과 색상을 선택하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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