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윤 교수의 창] 선생님이 사라지고 있다
[박홍윤 교수의 창] 선생님이 사라지고 있다
  • 충청매일
  • 승인 2019.02.1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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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통대학교 행정학과

2월 말 학교를 떠나겠다고 명예퇴직을 신청한 교원이 6,00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지난해 2월 명예 퇴직자보다 30%, 2017년 명예 퇴직자보다 60%가 늘어난 수치다. 이렇게 명예 퇴직자가 늘어나는 이유로 교원의 55.8%가 ‘교권 하락과 생활지도의 어려움’을 들고 있다.

학생의 신체적 언어적 폭력 이외에 학부모에 의한 교권 침해가 전체 교권 침해의 절반을 넘는다고 한다. 옛날 서당에는 자기 자식 종아리를 때릴 회초리는 부모가 직접 꺾어다 댔으며, 그 회초리가 닿지 않으면 섭섭하게 생각했다고 한다. 현대 교실이 서당은 아니지만, 학부모까지 선생을 폭행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하니 수업이 재미없다고 잠자는 학생을 깨우는 선생의 수는 점점 줄어들고, 명예 퇴직자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옛 선인의 말에 ‘현명한 부모와 엄격한 스승이 없이 뜻을 이룬 사람은 드물다’고 한다. 우리 사회가 근대화되고 지금과 같이 발전된 데에는 교육을 중시하고 선생님을 존경한 현명한 부모가 있었고, 가르침을 권리이면서 의무로 생각한 우리의 스승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는 현명한 부모도 가르침에 대한 권리와 의무를 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스승도 사라지고 있다. 지금 학교 현장의 일관된 목소리는 교권이 없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교권이란 교육자로서 권리나 권위를 의미한다. 교육자의 권리는 교원이 교육에 있어서 주체적으로 자유롭게 처리하거나 학생에 대하여 당연히 주장하고 요구할 수 있는 자격이나 힘을 의미한다. 지금 우리의 교단에는 교육자로 권리를 주장하면 갑질로 몰아세우고, 스마트폰 동영상의 주인공이 되고, 민원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권은 교육자로서 권위가 있을 때 만들어진다. 다른 사람을 통솔하여 이끄는 힘인 권위의 원천에 대하여 웨버(M. Weber)는 전통적 권위, 카리스마적 권위, 합법적 합리적 권위를 들고 있다. 교육자의 권위는 지식을 많이 가지고 이를 전달하는 합리적 권위에서만 찾아서는 안 된다. 사회 문화와 전통에 의한 전통적 권위와 개인적인 카리스마적 권위도 함께 가져야 한다. 스승의 엄격함은 아버지의 관대함보다 더 유익하다고 한다. 우리 사회는 학생과 부모의 관대함만을 보호하고 선생의 엄격함을 지켜 주지 못하고 있다.

노력으로 ‘교원지위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개정안이 지난달 26일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되면서 교원의 합법적 권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나 이것으로 학생을 이끄는 교원의 권위가 확보될 수는 없을 것이다. 교권 침해의 피해를 보장해주는 ‘교직원 안심보장보험’도 사후약방문일 뿐이다.

지금과 같이 법과 정책이 선생을 스승이 아닌 직업인과 지식 전달자로 만들고, 선생과 학생을 법적 관계로 해결하고자 하는 교육의 장에서 학교가 싫고 제자가 무서워서 명예퇴직하는 선생님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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