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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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천지에 억지를 부려도 이런 불쌍한 인간들은 찾아보지 못했다. 그런데 지난주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지만원이라고 하는 사람을 민의의 전당 국회에 끌어들여서 공청회를 열었다고 한다. 그 자리에서 광주시민을 폭도, 괴물로 규정하고 북한군 특수부대가 개입했다고 주장해 온 지만원을 초청해 발표를 했다고 한다. 문제가 크게 확대되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공식논평이 아니라고 발을 뺐다.

지난 2월 8일은 그들이 자랑하는 국회의원 김진태, 이종명을 내세워 ‘5·18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를 열었다. 그 자리에서 쏟아진 망언들을 보면 실로 엄청난 실수요. 죄를 저질렀다. 광주시민을 폭도로 몰고 5·18유공자들을 괴물집단이라고 말했고 폭동으로 다시 규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대부분의 국민들은 이런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크게 분노하고 놀라워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김순례 의원은 “좀 방심한 사이 정권을 놓쳤더니 종북 좌파들이 판을 치며 5·18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을 만들어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하며 “국민의 피땀 어린 혈세를 갖고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는 5·18유공자를 색출해야 하지 않겠느냐”하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이라고 하니 정말 한심하다고 아니 할 수 없다.

광주의 민심은 들끓고 있다. 분노가 폭발직전에 있다. 공청회 공동 주최자인 김진태 의원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저는 5·18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우파가 결코 물러서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이렇게 말하면서 전당대회 나온 사람들은 5·18문제만 나오면 꼬리를 내린다고도 했다.

지만원은 이날 발표자로 나와 “북한군 특수군만 온 게 아니라 서너살짜리 애기와 할머니, 할아버지들도 그들을 돕는 게릴라 세력들”이라 했고 “전두환은 영웅”, “5·18은 북괴가 찍어서 힌츠페터를 불러 독일 기자 이름으로 세계에 방송하게 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그가 그동안 30년 가까이 주장해온 해괴한 논리를 폈다고 한다.

이번의 국회 공청회를 주도한 의원과 광주를 비난하고 5·18을 왜곡한 지만원을 심판하지 않으면 이 나라는 법을 제정하는 입법기관인 국회가 할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한 국회라고 지탄을 받을 것이다.

이날 자유한국당 국회 국방위 소속인 이종명 의원이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앞으로 국회 차원에서 5·18북한군의 개입을 하나하나 밝혀나가겠다. 더 이상 국회진상규명위원회만 맡길 수 없다”고 선언하면서 파장은 엄청나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이번 국회에서 행한 자유한국당 공청회 사건은 5·18광주 시민에게 커다란 상처를 안겨주고 국민을 분노케 한 일대 사건으로 번지게 되었다.

버젓이 국회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만든 것은 국민을 알기를 우습게 아는 한국당 국회의원들을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책임지지 않으려고 발을 빼도 광주시민과 국민들은 이번 일을 그냥 넘기지 않을 것 같다. 올해로 1980년 5월 18일 광주의 비극이 일어난 지 39년이 되는 해이다. 광주항쟁으로 고난을 겪은 사람들이 후유증으로 자살을 하거나 고통 속에 살고 있는데 광주5·18유공자를 간첩내지 폭도로 몬 것은 사과가 아니라 용서를 빌어도 해결 될 문제가 아니다.

5·18민주 광주는 전국이 광주였다. 전두환 노태우 신군부의 반란으로 계엄령이 내려진 이후 총칼과 비행기와 전차로 광주를 압살한 역사의 비극 대 사건이었다. 전두환을 영웅이라고 한 이번 공청회는 자유한국당의 실체를 보여주는 그런 공청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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