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26일 충북지역을 방문한데 이어 다음달에는 충북 제천에서 한나라당 의원 연찬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같은 한나라당의 충북을 향한 행보는 한나라당에 대한 충북지역의 이반된 민심을 돌려 보려는 의도에서 비롯됐다. 이러한 일련의 정치 행위가 충북도민들의 정서에 얼마나 변화를 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충북도민들이 한나라당에 실망을 느끼고 있다는 증거는 다방면으로 표출됐다. 그 가운데 가장 극적으로 나타난 민심이 지난 총선 당시 충북도내 선거구에서의 한나라당 참패였다.

 국회의 대통령 탄핵안 가결과 친여 매체의 집중보도에 따른 피해를 한나라당이 입었다고는 하지만 충북도민들의 한나라당을 대하는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을 확인하기는 어렵지 않았다. 게다가 신행정수도 건설을 당론으로 반대하는 한나라당에 충북도민들이 마지막 남은 애정을 거두어들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충북이 원망스러울 수도 있으나, 충북으로서는 한나라당을 분노에 가까운 심정으로 대한다.

그동안 충북 지역은 한나라당에게 해 줄만큼 해줬다고 본다. 지방선거는 말할 것도 없고,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한나라당에게 계속 일정한 지지를 보냈다. 대통령 선거에서 연달아 두 번이나 한나라당의 상대 후보에게 더 많은 표를 던졌으나 이것은 정당 지지도보다는 후보자 개인에 대한 선호도와 특수한 쟁점을 대하는 여론 향배의 결과였다고 분석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한나라당 대선 후보 지지도가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충북 지역을 대하는데 정략적이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한나라당은 거국적 시각에서 신행정수도를 반대한다지만 충청권이 받는 충격은 매우 컸다.

분명히 지적해야 하는 점은, 신행정수도 건설을 반대하는 자체에도 실망했지만 대안 제시도 하지 않으면서 시간만 끄는 한나라당의 무책임성과 진정성 부족 때문에 더 배신감을 갖게 됐다는 사실이다. 한나라당이 충북 지역에 보여줘야 하는 것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진정성임을 깨닫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치적 민심은 사소한 변수에도 흔들리는 진폭이 아주 크다. 한나라당에게 충북 지역이 필요하다면 우선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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