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상황 반영 ‘일자리정책 로드맵’ 수정
공공부문 청년 일자리 1만개 단계적 창출
제주공항 포화로 2공항 필요…피해 최소화
국제 신뢰 걸린 녹지병원 개설 허가 불가피
지속가능성장 위해 블록체인산업 육성 앞장
개별여행 트렌드 맞춤 관광산업 체질개선 등
명품 휴양도시 실현 위한 5대 핵심과제 추진

 

충청매일이 올해 창간 20주년을 맞아 전국 시·도지사를 만나 새해 구상에 대해 들어보는 새해 릴레이 인터뷰를 기획했다. 가장 먼저 만나 본 시·도지사는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다. 원희룡 지사는 제주 발전만을 위해 일관된 방향으로 도정을 이끌며 제주특별자치도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도록 강한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원희룡 지사로부터 제주도정 추진 방향과 지역 일자리 창출 등 제주도민을 위한 전체적 구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한라산 방문, 새해 추진될 제주도정 현안, 앞으로의 정치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

 

●신년인사 한 말씀.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충청매일의 올해 창간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복과 재물을 가져다준다는 황금돼지의 해, 기해년이 밝았다. 어려워지는 경제상황에 대한 우려도 많지만, 국민 모두가 황금돼지의 기운을 받아 민생경제가 나아지고 지난해보다 더 행복한 한해가 되길 바란다.

새해 도민 통합을 기반으로 어려워지는 민생경제에 대처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고 도민 행복과 제주 발전을 위해 소통하는 도민 중심 행정을 펼치겠다.

●새해 제주도정이 주력해야 할 현안은 무엇인지.

올해 우리나라 경제전망이 좋지 않다. 국내적으로 고용과 투자를 비롯한 주요 경제지표가 악화되고 대외적으로 미·중 무역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는 더욱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올해 제주도정의 최우선 순위를 민생경제 안정과 일자리 창출에 두었다. 경제 활력을 되찾는데 도정의 동력을 쏟아 지역경제 활성화에 주력하겠다.

최근에는 경제상황을 반영해 새롭게 ‘제주 일자리정책 로드맵’을 수정했다.

5대 전략으로 △일자리 인프라 구축 △공공일자리 창출  △민간일자리 창출 △일자리 질 개선 △맞춤형 일자리 지원을 설정했다. 경제현장의 어려움을 모니터링 하면서 사전 대응책 마련과 신속한 처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제2공항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제2공항은 제주도민의 오랜 숙원사업이자 도민 요구에 따라 추진된 국책사업이다.

기존 제주국제공항은 이미 이용객이 최대수용치인 2천500만명을 넘어선지 오래됐다. 새롭게 계획되는 제2공항은 관광객 1천500만명의 2배인 3천만명을 수용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존 제주공항의 포화상태로 인한 항공기·탑승객의 안전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 주된 이유이다.

도민사회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입지선정 과정의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국토부와 반대위 측은 3개월간 타당성재조사를 실시했다. 국책사업 중 주민요구를 수용해 타당성재조사가 이뤄진 사례는 제2공항이 처음이다.

지난해 12월 검토위원회 활동이 종료된 후 국토부는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했고 지난 22일 세종시에서 기본계획 수립 착수보고회를 가졌다. 제주의 중요한 국책사업인 만큼 절차적으로 투명하게 사업진행 과정이 도민들에게 알려져야 한다는데 공감한다.

향후 제주도에서의 도민을 위한 보고회를 요청하고 제2공항 추진 과정에서 주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갈등을 최소화하겠다. 공항 개발과 함께 오랫동안 뿌리내리고 살아온 주민들을 보호하고, 환경피해 최소화를 위한 최선의 대책 마련할 계획이다.

●녹지병원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에 대한 입장은.

도지사로서 무엇이 제주도와 우리나라를 위한 선택인지 많은 고민이 있었다. 사업자가 복지부의 승인을 신뢰해 800억원을 투자해 병원을 건립한 상황에서 불허 시 해외투자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 저하, 1천억원대(병원 신축, 134명 인력고용에 따른 인건비 등)에 이르는 손해배상 소송, 기존 헬스케어타운 종합 계획에 미치게 될 영향 등 다양한 문제를 고려해야만 했다.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조건으로 진료 대상을 ‘제주를 방문하는 외국인 의료관광객’(내국인 진료 불가)으로 한정시킨 것은 외국의료기관 개설 허가로 의료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의료체계를 훼손하거나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지도 감독을 철저히 해나가겠다. 만일 사업자가 이를 위반할 경우 허가취소 등 강력히 대처해 나가겠다.

찬성과 반대, 수용과 불수용. 이분법적인 결정만 내린다면 어느 한쪽의 비난만 감수하면 되기 때문에 쉬운 일이다. 그러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선택은 양측의 비난을 감수해야하기 때문에 늘 어려운 일이 된다.

도지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종합적·현실적으로 판단하고 집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

이에 따른 비난이나, 수습에 대한 책임 역시 도지사로서 감수하려 한다.

●블록체인특구를 위한 제주도의 입장은.

제주는 2차 산업 시설이 거의 없다. 외부요인에 취약한 기존 1·3차 산업 중심의 기존 산업 생태계를 다변화 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한 신산업 기반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최근 기후변화로 1차 산업의 피해가 계속되고 있으며, 사드를 둘러싼 한·중 갈등의 여파로 3차 산업도 대외 변수에 대한 극도의 취약성을 드러낸 바 있다.

제주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새로운 먹을거리를 찾고, 1·3차 산업에 편중된 산업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 첫째, 제주의 핵심가치인 ‘청정’을 지키면서 산업구조를 개편을 위한 신기술 기반의 첨단산업을 육성하려 한다.

블록체인이 혁신적인 첨단산업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이자, 제주의 지속가능한 미래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기회다.

둘째, 제주는 특별자치도의 지위를 활용해 블록체인을 선도하기에 최적지다.

‘제2의 인터넷’ 블록체인 기술은 비용이 많이 드는 인프라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제대로 된 법적 인프라만 갖추면 선도해 나갈 수 있는 분야다.

아직 첨단 산업 인프라가 부족한 제주에서 제도적인 노력을 통해 미래 산업을 주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주에 매력적인 아이템이다.

셋째,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다양한 분야와 연계되는 기반 기술이자, 핵심기술이다.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과 연계되며, 시너지를 일으킬 핵심기술로서 이를 선도한다면 4차 산업혁명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블록체인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제주도는 규제 샌드박스형 블록체인 허브도시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블록체인 특구 지정을 통해 제주가 대한민국이 글로벌 블록체인 산업을 선도하는 마중물이 되겠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특구 지정을 위한 기본적인 초안을 만들고, 향후 제주의 최종안이 마련되면 중앙정부와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겠다.

●올해는 전반적인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 제주의 민생과 일자리 창출을 도정 최우선 순위로 삼겠다고 하셨는데, 어떤 방향으로 문제를 풀어나가실 지.

제주의 경제지표는 타 시·도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지만, 성장둔화라는 어려운 시기에 접어든 만큼 제주도민의 고충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고 실제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을 속도감 있게 펼쳐나갈 계획이다. 

특히 대기업이 없고 영세업체 중심인 제주의 산업구조를 고려해 청년들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공공부문 정규직 청년 일자리 1만개를 단계적으로 창출해가고 있다.

또 청년들이 先취업·後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올해 ‘더 큰 내일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공공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일자리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한다. 제주도정은 공공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다하면서 민간기업이 역량을 키우고 인재를 양성하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마중물을 붓고 펌프질을 열심히 할 것이다.

●제주의 관광산업이 국내 전체로 미치는 영향은 크다. 올해 관광정책 방향이 있다면?

제주는 대한민국 관광 1번지이다. 제주 관광산업의 경쟁력 강화는 관광객의 만족도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도민과 함께 질적 성장을 통한 명품 휴양도시 실현’을 목표로 5대 핵심과제를 추진한다. 5대 핵심과제는 △지역관광 활성화를 통한 공정관광 기반 조성 △개별여행 트렌드에 맞춘 관광산업 체질개선 △세계인이 선호하는 MICE 목적지 조성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마케팅으로 정책전환 및 시장다변화 △도민과 관광정보 공유를 위한 관광통계 DB 구축이다.

주민 주도의 자생력 있는 지역관광 기반을 구축하고, 마을·지역별 특성을 살린 지역관광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가능한 관광을 실현해 나가겠다.

개별여행객에 비중을 둔 수용태세 확립을 통해 관광산업의 체질을 개선하고, 관광객 만족도를 높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설 명절을 맞은 독자들께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기해년 새해를 맞아 독자 여러분이 만사형통하시길 기원한다.

여러 지표를 보면 올해 경제 전망이 좋지 않다. 힘든 한해가 될 수 있겠지만, 지난 역사에서 보듯 우리 국민들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다. 모든 국민이 함께 힘을 모아 어려움을 이겨내고, 행복한 해로 기억될 수 있기를 소망한다.

저도 도정에 올인하면서 도민에게 희망을 드리고, 성과가 도민행복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뛰겠다. 

대담/여명구국장·정리/이우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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