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발생 원인은 어떤 한 가지에 한정되지 않고 여러 가지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환경폐기물 처리업체의 과도한 오염물질 발생은 물론이고 자동차 매연, 석탄화력발전소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지만, 중국 발 대기오염물질 유입도 국내 못지않은 골칫거리다.

1급 발암물질인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일 때 서풍이 불었다는 빅데이터 분석 결과가 나왔다. 중국 지역에 대기 중 떠다니는 고체 또는 액체 미립자인 에어로졸 농도도 매우 높았다. 이는 중국이 국내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우리 정부의 주장에 설득력이 실리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행정안전부 국가정보자원관리원은 유엔 글로벌 펄스(UN Global Pulse) 자카르타 연구소와 함께 동북아 지역의 미세먼지 예측 및 주요 요인을 데이터에 기반해 분석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이번 분석에는 기존 국내 미세먼지 예보에 비해 정확도가 약 15% 높아진 그래디언트 부스팅 기반의 예측 모델이 활용됐다. 분석 대상으로는 서해안의 인구 밀집 지역인 인천을 택했다.

그 결과 미세먼지 예보 등급이 나쁨(81~150㎍/㎥)일 경우 전날 풍향은 서풍이며, 산둥성 지역의 에어로졸 농도가 매우 높았다. 초미세먼지 등급 역시 나쁨(36~75㎍/㎥)일 때 전날 약한 서풍이 불었고 중국 내몽골과 베이징·허베이성 지역의 에어로졸 농도가 높게 나타났다. 백령도 지역의 일산화탄소 농도도 높았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본 결과 한반도 대기 질은 서풍이 불 때 악화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서풍이 불어오는 중국에는 북서 지역보다 대기 오염물질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인천 지역 20개 관측소의 미세먼지 예측 연관성을 비교한 결과, 인천 도심 지역이 아닌 백령도 지역의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가 가장 높은 연관성을 보였다. 이는 국내보다 국외 요인이 상대적으로 높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게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측 설명이다.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5월에 가장 높았고, 초미세먼지도 미세먼지 수치와 유사한 양상을 띠었다. 데이터에서 국외 요인을 제거한 후 미세먼지를 예측해보니 좋음(0~30㎍/㎥) 등급은 20일에서 30일로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국민의 생존권과 직결되는 미세먼지 문제를 빅데이터로 접근한 아주 의미 있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보다 정확한 예측을 위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인공강우 첫 실험이 별 성과 없이 끝났다.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과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은 지난 25일 인공강우를 통해 미세먼지 저감 효과가 있는지를 실험한 결과, 구름 내부에 강수 입자의 크기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기상 선박이나 지상 정규 관측망에서 비나 눈은 관측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인공강우에 따른 미세먼지 저감 효과는 확인할 수 없었다. 이번 실험이 별 의미가 없었던 셈이다.

미세먼지가 극심해지자 공기청정기, 미세먼지 마스크 등 관련 물건들이 대거 팔리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외출마저 자제하고 온라인을 통해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소비문화가 바뀔 정도로 미세먼지가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세먼지 발생의 주된 원인을 정확하게 밝혀야 해결방안도 나오는 법이다. 정부 관련기관, 민간연구기관, 학계 등이 총 연합해 미세먼지 발생의 정확한 원인을 밝히는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 좀 더 체계적이고 적극적인 미세먼지 연구기구의 탄생을 기대한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