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충주농고 교장
수필가

산업사회 경제가 성장했던 1990년대 이후에도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삼풍백화점이 붕괴돼 인명참사가 참혹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최근 들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가시기도 않았는데 누구도 안전할 것이라 믿고 타던 KTX강릉선 열차탈선사고가 일어났다. 또, 백석역 온수관이 파열되고, KT 아현기지국 화재로 서울 일부지역 통신망이 마비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일어나는 교통사고에 언제 어디를 간다 해도 내가 탄 기차가 또는 버스가 사고를 일으켜 목숨을 잃지 않을까. 내가 살고 있는 건물이 무너지지 않을는지,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참사, 밀양 요양병원 화재를 생각하면 1년이 지났어도 그 애타는 비명은 잊어지지 않는다. 지금도 목욕탕, 영화구경을 가도 불이 나지 않을까. 나도 모르는 사이에 메르스에 감염 되지는 않을까 모두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휩싸여 나날을 살아가고 있다.

요즘 마스크를 쓰지 않고는 외출하기 조차 힘들게 미세먼지가 극심하다, 미세먼지는 폐 기능을 상하게 함은 물론 뇌건강도 크게 해쳐 치매발병률도 높고 발암 물질도 있어 건강에 치명적 위험요소다. 지난해 11월 8일 국무총리 주재 대책회의에서 미세먼지를 국가재난수준으로 대응한다 해놓고 노후차 운행중단, 화력발전소 출력 감축조치로 그치고 있다. 지난 14일은 초미세먼지 일평균 관측사상 최고치(126ug/m2)를 기록했다. 정부는 비상경보발령을 하고 마스크 사용을 당부하는 경보메시지만 날아왔을 뿐이다.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인데 중국도 2016년부터 석탄보일러 484만개를 가스나 전기보일러 로 교체하고 노후경유차 2천만대를 폐기처분하는 등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도 화력발전연료를 전기, 가스로 대체하고. 노후경유차 운행중단을 더 강력하게 또는 일본, 독일, 프랑스처럼 탈원전정책도 재고하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그래서 마음 놓고 맑은 하늘을 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국민의 생존과 안전을 지키고 책임져야 할 정부가 위험관리를 충분히 갖추지 못 하는 점, 기업이 인간의 생명보다 이윤추구에만 몰두 하는 점, 이 같은 불안한 환경 속에서 살아온 개인은 안전에 대한 의식이 희박해져 온 것도 사실이다.

최근 대표적인 것이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숨진 비정규직근로자 김용균 사건에서 보듯 하청업체 저임금 노동자들의 안전은 보장되지 않고 있다. ‘죽음의 외주화(外注化)를 멈추어라’하고 외치는 시민단체, 노동단체, 들이 절규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문제는 이와 같은 사고가 예외적인 것이 아니라 일상적인 안전 불감증이 만연한 사회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 문제되는 점은 과학기술이 고도화되고 사회 시스템이 복잡해지면서 과거와는 달리 미래에는 훨씬 대규모적인 충격적 안전사고의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우리사회의 안전사고 사각지대에는 주로 저소득 취약 계층 비정규직 노동자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안전은 누구나 평등하게 보장돼야하고. 불공정하게 분배돼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성장과 풍요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생존과 안전을 성찰하는 것을 사회핵심 가치로 해서 국민의 불안한 마음이 먼저 해소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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