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풍속·세대 간 전승 등 가치 인정
특정 보유자·보유단체는 인정 않기로

문화재청은 콩을 발효시키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장(醬) 담그기’를 국가무형문화재 제137호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항아리에서 소금물에 붙은 메주덩어리를 꺼내는 장 가르기.
문화재청은 콩을 발효시키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장(醬) 담그기’를 국가무형문화재 제137호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항아리에서 소금물에 붙은 메주덩어리를 꺼내는 장 가르기.

 

콩을 발효한 ‘장(醬)' 제조가 새로운 국가 무형 문화재가 됐다. 문화재청은 ‘장 담그기'를 국가무형문화재 제137호로 지정했다.

장 담그기의 개념은 콩을 사용해 만든 식품인 장의 효능을 넘어, 재료를 직접 준비해서 장을 만들고 발효하는 전반적 과정을 포괄한다. 

장 담그기는 고대부터 오랫동안 장을 담가 먹은 유구한 역사를 지닌 점, 한국 음식 조리법이나 식문화에 관한 연구 등 다양한 방향으로 연구될 수 있다는 점, 한국 주거문화, 세시풍속, 기복신앙, 전통과학적 요소를 복합적으로 갖고 있다는 점, 세대 간에 전승되며 모든 한국인이 직간접적으로 동참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할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두장(豆醬) 문화권에 속한 한국은 삼국시대부터 장을 만들어서 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조선 시대 왕실에서는 장을 따로 보관하는 장고(醬庫)를 두었다. ‘장고마마'라 불리는 상궁이 직접 장을 담가 관리할 정도로 한국의 장은 전통적으로 식생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왔다.

한국 장 담그기는 콩 재배, 메주 만들기, 장 만들기, 장 가르기, 숙성, 발효로 이어지는 과정을 발전시켜왔다. 이는 중국이나 일본과는 구별되는 독특한 장 제조법이다. 또 메주 띄우기 과정을 거친 후 된장과 간장을 만든다는 점, 전년도에 쓰고 남은 씨간장을 이용해 수년 동안 겹장의 형식을 거친다는 점은 한국 장 담그기의 특징이자 독창적인 대목이다.

다만 장 담그기는 한국 전역에서 가정을 중심으로 현재도 자연스럽게 전승되는 생활관습이자 문화라는 점에서, 이미 지정된 국가 무형 문화재 제133호 ‘김치 담그기', 국가 무형 문화재 제134호 ‘제염'처럼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한국 전통지식이자 생활관습인 장 담그기에 대해 국민이 무형유산으로서 가치를 공유하고 전승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학술연구, 전승 활성화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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