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승 대하소설 북진나루]제6부 도거리로 북진본방 상권을 넓히다(482)
[정연승 대하소설 북진나루]제6부 도거리로 북진본방 상권을 넓히다(482)
  • 충청매일
  • 승인 2019.01.09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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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 염려 놓으시오. 아이들에게 단단히 일러두겠슈!”

“종당에는 알게 되겠지만, 사람들이 청풍도가 앞에다 쌀 섬을 부려놓고 성토를 할 때까지는 횡포에 견디다 못한 고을민들이 분노해서 일어난 걸로 보여야 하네. 그리고 동몽회원들이 사람들 사이에 끼어있다 부추기는 일도 맡아줘야 하네!”

최풍원이 동몽회 대방 도식이에게 청풍 장날 해야 할 일을 요목조목 지시했다.

다행히도 별 문제없이 청풍장 서는 날이 밝았다. 북진본방에서도 청풍장을 둘러싸고 있는 임방에서도 청풍도가 놈들이 눈치 채지 못하도록 사람들 입과 행동을 조심시키며 은밀하게 일을 진행시켰다. 청풍장이 열리는 읍내 장터로 가기 직전까지도 최풍원은 동몽회원들을 독려하며 오늘 장터에서 동몽회원들이 할 일을 하나하나 확인했다. 모든 채비가 끝나자 북진본방의 동몽회원들이 장꾼들 틈에 섞여 읍성 안에 있는 청풍장으로 가기위해 북진나루를 건넜다.

때는 오월이라 나무랄 데 한 점 없는 화창한 날씨였다. 일 년 중 이맘때는 날만 뜯어먹어도 배가 부를 정도로 좋은 때였다. 그러나 최풍원의 마음속은 날씨처럼 그리 맑지 않았다. 지금부터 장터에서 벌어질 일이 걱정이 되어서였다.

“도식아, 일단 청풍장에 도착하거든 아이들 한 패를 풀어 청풍도가 앞에서 좋은 구경거리가 있다는데 그리로 가보자고 장꾼들에게 풍문을 퍼뜨려라. 그리고 다른 한 패는 청풍도가 언저리를 돌며 동태를 살피고, 나머지 패는 나와 함께 나루터에서 각 마을에서 온 사람들이 쌀 섬을 지고 청풍도가로 가는 길을 안전하게 지키도록 해라!”

“알겠습니다요 대주!”

“그리고 청풍도가 앞에서 사람들의 성토가 시작되거든 맞장구를 치며 사람들을 선동하거라!”

“알겠슈! 형님, 이제 그만 하슈! 하도 거푸 들어 귀에 딱지 앉을 지경이유!”

도식이가 최풍원의 잦은 소리에 신경질을 부렸다.

“대방 우리는 나루로 갈테니, 나중에 청풍도가 앞에서 모두 합치세!”

청풍읍성의 관문인 팔영루가 보이자 동몽회는 패가 갈려 한 머리는 관아가 있는 읍성 안의 장터로 가고 최풍원을 따르는 한 머리는 마덕필의 경강선이 기다리고 있을 읍리나루터로 갈라졌다.

읍리나루터 강가에는 각 마을의 임방주들과 마을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모여 있었다. 그런데 나루터에 정박해있어야 할 마덕필의 경강선은 보이지 않고 작은 거룻배만 서너 척 물결에 흔들리며 떠있었다. 강 하류 쪽만 쳐다보며 웅성거리고 있던 임방주들이 최풍원이 나타나자 그의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대주, 쌀을 실은 배가 아직도 도착하지 않았소!”

“어떻게 된 일이오?”

“벌써 어제 도착해 있어야 할 배가 아니오?”

“무슨 일이 생긴 게 아니오?”

임방주들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

“나도 모르겠소이다. 무슨 일이야 있겠소이까. 좀 더 기다려봅시다!”

내심 최풍원도 불안한 마음이 들기는 마찬가지였지만, 그렇다고 임방주들에게 휩쓸려 함께 불안한 기색을 보일 수는 없었다. 그래서 태연한 척 가장을 하며 느긋하게 대답을 했다.

그러는 사이 청풍읍장으로 간 도식이와 동몽회원들은 장마당을 쏘다니며 사람들을 선동하고 있었다. 청풍읍장에는 읍리나루터에 모인 사람들과는 비교되지도 않을 만큼 많은 장꾼들이 운집해있었다. 겨우내 혹독한 굶주림과 추위에 움츠렸다가 날씨가 따뜻해지자 사람들 마음도 풀려 너도나도 청풍장으로 쏟아져 나왔다.

“오늘 정오에 청풍도가 앞에서 재미난 구경거리가 벌어진다내요!”

“무슨 구경거리래유?”

“글쎄올시다, 그건 나도 모르겠소이다. 어디서 들었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사람들 하는 말이 오늘 점심때가 되면 도가 앞에서 보기 드문 일이 벌어진다고 하니 같이 장에 온 사람들에게도 마구마구 알려주시오!”

동몽회 대방 도식이가 시치미를 떼고 장에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붙잡고 청풍도가 앞 장마당으로 모이라고 소리를 지르며 다녔다.

“도가 앞에서 재미난 구경이 벌어진 대요!”

“모두들 청풍도가 앞으로 모이시오!”

동몽회원들도 장꾼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소리를 질렀다.

“사당패가 오는가?”

“각설이 떼가 오려나?”

“사당패면 어떻고, 각설이면 어떤가. 우린 공짜구경이나 하면 되지!”

간만에 장에 나온 장꾼들도 마을이 들떠 돌개바람처럼 휘돌아다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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